국산 항암제 개발 단일군 임상 증가에 따른 기대↑
“국내 도입 역할 분배 안돼…관련 거버넌스 필요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코엑스에서 드림씨아이에스와 에비드넷이 공동 개최한 RWE 심포지엄이 열렸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코엑스에서 드림씨아이에스와 에비드넷이 공동 개최한 RWE 심포지엄이 열렸다. 성균관대 약대 바이오헬스규제과학과 신주영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각광 받고 있는 실사용근거(Real World Evidence, RWE)를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관련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RWE는 크게 신약 허가, 적응증 추가, 시판 후 안전관리에 사용된다. 아직 국내 활용 사례는 많지 않지만 신약 허가 과정에서 RWE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 바로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메실산염일수화물)’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국내 허가를 위한 3상 임상시험에서 단일군으로 투여를 진행했으며, 외부 대조군으로 기존 표준치료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투여 환자군 레지스트리 자료를 비교 평가했다.

이밖에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에 RWE 자료를 제출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의 염증성 장질환(IBD) 적응증을 확대한 바 있다.

다만, 아직 국내 제약업계에서 RWE의 적극적 활용은 과제로 남아있다. RWE의 자료원이 되는 공공 데이터마다 개선해야 할 점이 남은 데다 RWE 활용이 학술 차원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약대 바이오헬스규제과학과 신주영 교수는 국내에서 RWE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거버넌스 부재'를 꼽았다.

신 교수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코엑스에서 드림씨아이에스와 에비드넷이 공동 개최한 RWE 심포지엄에서 ‘실사용데이터(Real World Data, RWD)를 활용한 의약품안전관리-데이터 접근성과 질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건강보험 청구자료 ▲전자의무기록(EMR), 공통데이터모델(CDM) 등의 병원 의료데이터 ▲레지스트리 데이터 등 국내 RWE의 자료원에 대한 특성과 장단점을 설명하며 “최근 국내에서도 항암제 개발이 늘면서 단일군 임상시험을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RWE 활용은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RWE가 국내에 소개된 지는 오래됐지만 해외처럼 빠르게 활용이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누가 무엇을 할지 아직 정의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RWE 활용을 위한 거버넌스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향후 5개년 로드맵을 제시한 신 교수는 올해 과제로 ▲데이터 표준화 시스템 정립 ▲특수·취약계층과 희귀·난치성질환 데이터 이니셔티브 구축 ▲데이터 검증 전문합의체 구성 ▲데이터 종류 세분화에 따른 법·제도·윤리적 이슈 검토를 제안했다.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역할론도 대두됐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제약사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허가·규제기관인 식약처가 국내 제약업계의 RWE 자료를 얼마큼 수용해줄 것인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식약처 또한 RWE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PMS(안전관리제도)가 RMP(위해성 관리계획)로 통합됐고, 관련 설명을 보면 데이터베이스 연구도 제출 가능한 것으로 돼있다”며 ”점차 일본처럼 RWE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림씨아이에스 정수연 전무(MD)는 식약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식약처도 RWE에 대해 점차 유연하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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