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일러서스트런트' 신속심사 단행…내년 2월 허가 여부 결정
최초 경구용 SERD 제제로, ESR1 변이 환자의 미충족 수요분 해결 기대
메나리니가 개발한 경구용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억제제(selective estrogen receptor downregulators, SERD) '일러서스트런트(Elacestrant)'의 최초 허가 시기가 내년 2월로 가시화되며, 오랜 기간 '풀베스트란트(상품명 파슬로덱스)'가 독정하고 있던 유방암 치료 시장이 경쟁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메나리니가 신청한 '일러서스트런트'의 허가신청서을 받아들이며 우선 검토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허가 예상일은 내년 2월 17일이다.
'일러서스트런트'는 ESR1 돌연변이가 있는 종양을 포함해 E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차 및 3차 치료 세팅에서 무진행생존(PFS) 개선을 입증한 최초의 경구용 SERD이다.
현재 ER+/HER2-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1차 치료에는 내분비요법(아로마타제 억제제 또는 풀베스트란트)과 CDK4/6억제제의 병용요법이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환자들은 1차 치료에 내성이 발생해 질병이 진행하게 되고, 여기에는 다양한 유전자의 변이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ERBB2, NF1, ESR1 등과 같은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는 내분비 저항과 연관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ESR1 변이는 에스트로겐 독립적인 ER 활성화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아로마타제 억제제(AI)에 대한 내성은 초래하지만 ER 억제제에 대해서는 내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ESR1 변이로 인해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서는 개발된 지 20년이 지난 '풀베스트란트'가 현재까지 유일하게 허용된 내분비요법제인 셈이다. 임상 현장에서 근육주사제인 풀베스트란트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SERD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일러서스트런트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초의 경구용 SERD로 풀베스트란트 대비 투약편의를 개선하면서도 3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 표준치료법과 비교해 무진행생존(PFS) 개선을 입증한 첫 번째 약제이기 때문.
일러서스트런트의 효능 및 안전성은 3상 임상인 EMERALD 연구에서 드러났다. 해당 연구는 ER+/HER2-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차 및 3차 치료에 일러서스트런트와 기존 내분비요법(아로마타제 억제제 또는 풀베스트란트)을 비교 평가했다.
총 477명을 대상으로 한 해당 연구에는 ESR1 변이를 가진 228명의 환자가 포함돼, 사실상 절반 정도가 내분비요법에 대한 내성을 시사했다.
해당 연구에서 일러서스트런트는 기존 표준요법과 비교해 전체 환자군 및 ESR1 변이 환자군에서 사전 지정된 무진행생존의 1차 종료점을 모두 충족했다.
전체 환자 대상에서 12개월차 무진행생존율은 일러서스트런트 투여군과 기존 표준요법군에서 22.32% 대 9.42%였으며, ESR1 변이 환자에서는 각각 26.76% 대 8.19%로 나타났다. 즉, 일러서스트런트는 기존 표준요법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전체 환자군에서 30%, ESR1 변이 환자군에서 45%까지 낮춘 것이다.
또한 일러서스트런트의 부작용은 가역적이며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우수한 내약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임상연구를 주도한 하버드의대 아디트야 바르디아(Aditya Bardia) 교수는 작년 12월 개최된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 연례학술대회(SABCS 2021)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일러서스트런트의 부작용은 가역적이며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우수한 내약성을 보여줬다"며 "이 치료법은 향후 E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차 및 3차 치료에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메나리니는 이미 지난 7월 유럽의약청(European Medicines Agency)에 일러서스트런트의 시판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어, 허가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풀베스트란트와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