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ISTH 2022서 3상 ATLAS-PPX 결과 발표
출혈 61% 낮췄지만 혈전색전증 2건 보고
'억제인자'(Inhibitors)라 불리는 항체 보유 여부와 상관 없이 혈우병 A형 또는 B형 환자에서 모두 사용 가능해 일명 '꿈의 혈우병 치료제'로 불리고 있는 사노피 '피투시란'이 최근 중추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예방요법(prophylaxis)에 대한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하지만 해당 임상시험에서 2건의 혈전색전증 관련 안전성 보고가 나와, 현재 사노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용량 혹은 투여 간격을 늘리는 용법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피투시란'의 출시는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0일 국제혈전지혈학회 연례학술대회(ISTH 2022)에는 '피투시란'의 3상 임상인 ATLAS-PPX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피투시란'은 항-트롬빈을 표적하는 siRNA(small interfering RNA) 치료제로, 혈우병 환자에서 트롬빈 생성을 회복하고 지혈 균형을 재조절해 치료 효과를 내기 때문에 혈액응고인자 항체 보유와 관계없이 혈우병 A형 또는 B형 환자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ATLAS-PPX 연구에서는 항체 보유와 상관없이 중증 혈우병 A형 또는 B형을 앓고 있는 12세 이상 성인 및 청소년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피투시란' 예방요법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해당 참가자들은 연구 전 6개월 동안 혈액응고인자 또는 우회 제제(bypassing agents, BPA)를 통한 예방요법을 지속한 후 7개월 동안 '월 1회 피투시란 80mg 용법'으로 전환했다. 1차 평가변수는 연간출혈률(annualized bleeding rate, ABR)이 설정됐다.
그 결과, 기존 예방요법의 ABR 중앙값은 4.4였던 반면 피투시란 예방요법은 0.0으로, 피투시란 예방요법이 출혈을 61%까지 감소시켰다.
기존 예방요법을 받은 환자에게서 출혈로 인한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비율은 16.9%에 불과했지만, 피투시란 예방요법을 받은 환자에게서는 63.1%에 달했다.
특히, 피투시란 예방요법의 경우 억제인자가 있거나 없는 환자 모두에서 ABR 중앙값이 0.0이었던 반면, 기존 예방요법의 경우 각각 6.5 및 4.4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스라엘 셰바메디컬센터(Sheba Medical Center)의 길리 케넷(Gili Kenet) 박사는 "혈우병 환자에게 일관된 보호 효과를 제공하면서도 치료 부담을 줄이는 변형된 요법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다"며 "이번 3상 임상연구 결과는 억제인자 상태와 관계없이 혈우병 A형 또는 B형 환자에게 출혈 사건의 의미 있는 감소를 제공할 수 있는 피투시란의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케넷 박사는 피투시란이 보여준 혈전 관련 안전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해당 임상연구에서 '혈전색전증'이 의심되거나 확인된 사례가 2명의 참가자(3.0%)에서 보고됐기 때문이다. 이는 이전에 확인된 피투시란의 안전성 보고와 일치하며, 보고된 2명의 환자 중 1명은 치료 중단으로 이어졌다.
케넷 박사는 해당 환자가 심부정맥 혈전증 병력이 있어 이번 임상시험에 등록되어서는 안됐었다고 지적하면서도, 노인 및 심혈관 위험을 가진 환자에서는 피투시란 사용을 재고할 의사를 밝혔다.
피투시란의 안전성 문제는 초기 단계 임상시험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2017년 1상 임상시험의 확장 연구 참가자에서 뇌출혈 사망 사건이 발생해 1차 중단된 바 있으며, 이후 임상시험은 디자인 수정을 통해 그해 말 재개됐다.
2020년 10월에는 3상 임상시험 참가자에서 치명적이지 않은 수준의 혈전증 증상이 발견돼 사노피가 해당 임상시험을 자발적으로 보류한 바 있으며, 이후 사노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력해 데이터 분석을 마치고 피투시란의 투여를 재개했다.
사노피는 이같은 혈전 관련 위험을 조절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연구에서 항 트롬빈 목표 범위를 15~35%로 유지하는 저용량(50mg) 및 투약 간격을 늘리는(2달에 1번) 등의 수정된 프로토콜에 따라 피투시란의 효능과 안전성을 조사하고 있다. 사노피는 작년 피투시란의 출시 예상 시점을 2년 뒤인 2024년으로 연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