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ARTA 표적치료제 '얼리다·엑스탄디', 무사 통과
유방암 표적항암제 '너링스·피크레이', 급여 첫 관문 좌절

얀센이 개발한 '얼리다(성분명 아팔루타마이드)'와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가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mHSPC) 환자에서 안드로겐 차단요법(ADT)과의 병용요법으로 보험급여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반면, 유방암 표적치료에 사용되는 빅씽크 '너링스(성분명 네라티닙)'와 노바티스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는 첫 번째 급여 신청부터 '불통'을 선고 받으며 험난한 여정을 시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3일 진행한 제2차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암질심 심의 결과는 그 연구 데이터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최근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 치료에서 기존 표준요법인 ADT에 더해 안드로겐 수용체 표적치료제(androgen receptor targeted agent, ARTA)를 병용할 경우, 유의미한 전체생존(OS) 혜택을 입증한 데이터가 속속 발표됐기 때문이다.

'얼리다'의 경우 총 1,05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 TITAN 연구에서 마지막 데이터 컷-오프 시점에 전체생존기간(OS)이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위약군에서는 mOS가 52.2개월로 나타나, 얼리다 추가 치료가 ADT 단독치료 대비 사망 위험을 35%까지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엑스탄디' 역시 총 1,1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 ARCHES 연구를 통해 ADT 단독치료 대비 34%의 사망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이 두 연구는 맹검 해제 후 위약군의 교차 투여를 허용했음에도 전체생존 혜택을 입증했다.

반면, 유방암 치료제인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는 결국 3상 임상인 SOLAR-1 연구의 디자인이 급여 발목을 잡았다. 피크레이가 허가 임상인 SOLAR-1 연구를 통해 전이성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2차 치료 효능을 입증하는 동안, CDK4/6 억제제가 등장해 1차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으며 치료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노바티스는 2상 임상인 BYLieve 연구를 통해 이전에 'CDK4/6 억제제+아로마타아제 억제제(AI)' 병용치료 후 종양이 진행된 PIK3CA 변이 환자에서 효과를 추가적으로 연구하고 긍정적인 데이터를 도출해냈지만, 현재의 표준치료 환경을 담은 3상 임상시험의 부재는 암질심에서의 평가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란 예측이 제기돼 왔다.

최근 국내사인 빅씽크가 도입한 조기 유방암 보조요법제 '너링스'는 3상 임상인 ExteNET 연구를 통해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재발 지연 효과를 입증했다.

조기 유방암의 경우 환자들의 기대여명이 길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임상시험에서 전체생존 데이터를 도출하기 쉽지 않은 만큼, 너링스 역시 해당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로 침습적 무질병 생존기간(Invasive Disease-Free Survival, IDFS)을 설정해 유의미한 혜택을 입증해냈다.

하지만 너링스에 앞서 수년 전에 이미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허가된 로슈 '퍼제타(성분명 퍼투주맙)',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트주맙 엠탄신)' 등이 선별급여나 비급여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 뒷단에 사용되는 연장 보조요법제가 허가와 동시에 급여 관문을 통과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빅씽크는 소분자 제제로서 너링스가 가진 두개뇌 효과를 퍼제타, 캐싸일라 등과 비교하며 뇌전이 예방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선행화학요법에 표준치료로 자리잡은 '퍼제타'가 여전히 30% 선별급여로 사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너링스의 급여 적용은 좀 더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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