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 2021, 플레너리 주제로 '피투시란' 3상 연구 선정
항체 보유 혈우병 환자에서 월 1회 예방요법 효과 입증

혈우병 유형과 상관없이 월 1회 피하주사 투여만으로 예방요법에 효과를 보이며, 혈우병 환자들 사이에서 '꿈의 치료제'로 불리고 있는 사노피 '피투시란'이 일명 '억제인자(Inhibitors)'라 불리는 항체를 보유한 혈우병 환자의 예방요법에서도 효과를 입증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피투시란'의 임상시험 중단을 불러일으켰던 혈전증 관련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오는 12월 11~14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개최되는 미국혈액학회 연례학술대회(ASH 2021)에는 '피투시란'의 3상 임상인 ATLAS-INH 연구 결과가 'Plenary Scientific Session' 주제로 선정돼 발표될 예정이다.

ATLAS-INH 연구는 우회 제제(bypassing agents, BPA)를 통해 출혈 사건 발생시 필요시(on-demand) 치료를 받고 있는 항체 보유 혈우병 환자(A형, B형 모두 포함)를 대상으로 '월 1회 피투시란 80mg 피하주사' 투여와 '필요시 BPA 정맥주사' 투여를 비교 평가한 오픈라벨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이다.

일부 혈우병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혈액응고인자 제제에 대해 항체를 형성하게 되며, 이는 혈액응고인자 제제의 효과를 방해해 출혈 사건 발생 시 이를 멈추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때문에 항체를 보유한 환자들은 특정 우회 제제를 통해 출혈 사건이 있을 시 그때그때 처지를 하게 되는데, 현재 이런 항체 보유 환자에서 예방요법에 사용 가능한 치료제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 등이 개발돼 있다.

다만 새로운 기전의 '헴리브라' 역시 월 1~4회 피하주사 투여해야 하며, 특히 혈우병 A형 환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피투시란'은 항-트롬빈을 표적하는 siRNA(small interfering RNA) 치료제로, 혈우병 환자에서 트롬빈 생성을 회복하고 지혈 균형을 재조절해 치료 효과를 내기 때문에 혈액응고인자 항체 보유 여부에 관계없이 혈우병 A형 또는 B형 환자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피투시란'은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연간출혈률(annualized bleeding rate, ABR)과 2차 평가변수인 연간자연출혈률, 연간관절출혈률 및 Haem-A-QoL로 평가된 삶의질 평가에서 모두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나타냈다.

*출처: ASH 2021 초록
*출처: ASH 2021 초록

총 57명의 환자들이 2:1로 '피투시란' 투여군과 대조군에 무작위 배정됐으며,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28.4세였다. '피투시란' 투여군의 65.8%(25명)은 연구 종료 시점까지 출혈 사건이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으며, 이같은 예방요법 효과는 A형 및 B형 환자에서 모두 나타났다.

환자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 점수(physical health domain score) 역시 '피투시란' 투여군과 대조군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전반적으로 '피투시란' 투여군의 92.7%(38명), 대조군의 57.9%(11명)에서 최소 1건 이상의 투약 관련 이상반응(TEAE)이 보고됐다. 그중 중증 이상반응은 '피투시란' 투여군의 7명(17.1%)에서 13건이 보고됐으며, 대조군의 5명(26.3%)에서 8건이 보고됐다.

특히 '피투시란' 예방요법군의 이상반응에는 투여 관련 감염, 혈뇨, 척추혈관장애, 쇄골하정맥혈전증 및 혈전증, 급·만성 담낭염, 무증상 코로나19 등이 포함돼 있었으며, 치료 중단 이상반응(척추혈관장애 및 혈전증)을 경험한 환자는 2.4%로 보고됐다. 치명적인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피투시란은 항체가 있는 혈우병 A형 및 B형 환자에서 월 1회 80mg 투여로 예방요법의 효능을 입증했다"라며 "특히, 피투시란 투여군의 연간출혈빈도 중앙값은 0건이었으며, 출혈이 없는 사람들의 비율도 상당해 출혈을 감소시킴으로써 환자들의 건강 관련 삶의 질을 의미 있게 개선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진은 "해당 연구에서 보고된 피투시란의 중증 이상반응은 이전에 확인된 위험과 일치했다"라며 "이와 관련해 현재 용량 및 투여 빈도를 줄인 피투시란의 또 다른 투여법이 임상시험에서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투시란'의 안전성 문제는 초기 단계 임상시험부터 지속적으로 야기돼 왔다. 2017년 1상 임상시험의 확장 연구 참가자에서 뇌출혈 사망 사건이 발생해 1차 중단된 바 있으며, 이후 임상시험은 디자인 수정을 통해 그해 말 재개됐다.

최근에는 작년 10월 3상 임상시험 참가자에서 치명적이지 않은 수준의 혈전증 증상이 발견돼 사노피가 해당 임상시험을 자발적으로 보류한 바 있으며, 이후 사노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력해 데이터 분석을 마치고 피투시란의 투여를 재개했다.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로 '피투시란'의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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