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수술·처치 인상 더해 기본 진료 원가 보상 방향성 제시
조영대 사무관 “심층진찰 등 시범사업 확대한 연계방안 필요”
醫 “3차 상대가치개편 받지 말고 재정 투입 되는 순간 받자”

대한임상보험의학회는 지난 24일 SC컨벤션센터에서 ‘20차 정기학술대회 및 상대가치 워크샵’을 개최하고  정부의 3차 상대가치 개편방향에 대해 들었다.
대한임상보험의학회는 지난 24일 SC컨벤션센터에서 ‘20차 정기학술대회 및 상대가치 워크샵’을 개최하고 정부의 3차 상대가치 개편방향에 대해 들었다.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던 기본 진찰료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나오지 않자 의료계가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 적정 보상을 위한 정부의 재정 투입 없이는 3차 상대가치개편 논의 자체가 의미 없다는 불만도 나왔다.

대한임상보험의학회는 지난 24일 SC컨벤션센터에서 ‘20차 정기학술대회 및 상대가치 워크샵’을 개최했다. 정부의 3차 상대가치 개편방향에 대해 청취한 의료계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기본 진찰료 개편 방안이 나오지 않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는 이날 2차 상대가치개편에서는 수술·처치의 수가가 중점적으로 인상됐다면 3차에서는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동시에 기본 진료에 대한 원가 보상에 나서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규모가 커진 가산제도를 정비하고 종별가산 개편으로 절감된 재정을 수술·처치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것.

먼저 가산제도는 정책 목표를 달성했거나 정책 목표에 근접한 경우, 자원을 투입하는 보상 성격의 가산은 정비하겠다고 했다. 특히 종별 가산과 내소정(내과·소아청소년과·정신건강의학과) 가산을 3차 개편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한다.

가산도입 시 도입 목적과 제정영향, 모니터링 방향을 제시하고 향후 재평가하는 형태로 추진할 예정이다.

복지부 조영대 보험급여과 사무관
복지부 조영대 보험급여과 사무관

보건복지부 조영대 보험급여과 사무관은 “가산 원칙의 경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개별적 가산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실제로 역할을 했는지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많아 수가, 신의료기술 혹은 재분류 과정에서 정책적 가산이 도입되는 경우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가산 목적에 대한 달성 여부를 평가해 존속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무관은 “현재 종별 가산의 경우 행위 유형에 상관없이 병원별로 붙고 있지만 행위 유형별 가산체계로 변경할 계획”이라며 “종별 가산을 없애는 부분 중 15%는 상대가치점수화 해서 가산을 점수에 녹이는 형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종별에 상대가치점수가 15% 점수화 되면서 올라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무관은 “내소정 가산의 경우 필수의료 중심으로 보상하되 내과는 전문 분과 안에 필수의료행위별로 고려 중이고, 정신과는 폐쇄병동료·관리료에 보상을 높이려고 한다. 소아과는 신생아실이나 저평가됐던 입원료 쪽에 보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각각 전문과목 학회와 논의해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본 진찰료 인상의 경우 이번 3차 상대가치개편 연구에서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조 사무관은 “의료계에서는 기본 진료료 개편에 큰 기대를 갖고 있고 진찰료 인상에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진찰료의 경우 현재 진찰료 재정 규모나 행위수가 증가폭을 고려할 때 이번 개편에서는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무관은 “총액 확대와 인건비 현실화 요구, 유형 간 균형의 경우 저평가 된 과들은 필요성을 느끼겠지만 전체적으로 유형 불균형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동기는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며 “반면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 얘기는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가입자 단체에서는 상대가치개편과 환산지수를 연계해 총액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조 사무관은 “그런 관점에서 상대가치개편은 상대적 보상 개편을 위한 것이지 절대적 사안을 전부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며 "의료전달체계라는 보건의료체계 관점과 동일한 정책 목표를 갖고 가야 하다고 생각한다. 진찰료는 심층진찰 등 시범사업 모형을 확대하며 연계방안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조정호 보험이사
대한의사협회 조정호 보험이사

진찰료 비중 높은 의원급, 기본 진찰료 개선 없으면 불균형 지속

이 같은 정부의 3차 상대가치개편 방향에 대해 의료계는 기본 진찰료 개편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 붙였다.

대한의사협회 조정호 보험이사는 “문재인 케어로 비급여의 급여화가 이뤄지면서 상대가치점수로 들어온 정책점수가 굉장히 많다”며 “이번에는 건드리지 않고 가산제도를 손봐서 원하는 바를 이뤄보겠다고 했지만 기본 진찰료 문제는 사회적 편의를 고려해 이번 개편에서 어떤 식으로든 진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보험이사는 “특히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진찰료가 전체 의료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굉장히 미미한 반면 의원급에서는 진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다. 결국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이익관계가 얽혀 3차 때 하는 걸로 돼 있었는데 이 문제를 이번에도 풀지 않으면 불균형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조 사무관은 “진찰료는 재정 규모가 너무 크고 현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몇 퍼센트 인상한다든지 방안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료계 내부에서도 합의가 필요하고 재정 투입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상대가치를 무한정 끌어올려 해결할 수는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예산이나 건강보험 지불제도 한에서 비용을 보상하는 형태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본 진찰료등 적정 보상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 투입이 반드시 전제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연준흠 보험이사는 “시간이 검증된 행위들이 검증되지 않은 행위에 비해 불이익을 보는 경향이 있고, 빈도 많은 행위들이 적은 행위보다 불이익을 보고 있다. 또 신의료기술 도입이 어려워 보이는 의원급이 병원급에 비해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 보험이사는 “시간이 검증된 행위들은 변환지수 쓰지 말라고 해서 계산해 봤더니 3,000억~4,000억원이면 의사 업무량에 대해 변환지수를 쓰지 않다도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문제는 재정 투입 여건”이라고 말했다.

연 보험이사는 “3차 상대가치개편에 재정투입이 되지 않는다면 (연구)할 필요가 있을까”라며 “재정 투입이 없다고 한다면 3차 상대가치는 연구에서 끝나고 우리끼리 싸울 필요 없이 2차 그대로 가고 재정 투입이 되는 순간 받자는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3차 상대가치개편을 위한 의사의 업무량 상대가치 개발 연구 시 급여 행위가 많고, 신의료기술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의원급 의료기관에 사실상 불리한 제도이기 때문에 사회적 편익 점수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의협 김영재 상대가치연구단장은 “사실상 상대가치제도는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급여 행위를 하는 진료과에는 불리한 제도”라며 “대학병원 등에서 신의료기술을 계속 만들어내니 상대가치 점수를 받을 때 전반적으로 잘 받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그렇다보니 전체 의료계로 가는 파이가 정해져있는데 신의료기술로 인해 실제 파이는 점점 커지지만 급여행위만 주로 하는 과나 일차의료 담당하는 개원의 쪽은 상대적으로 계속해서 어렵다. 의료전달체계 보전 등 상황을 고려해 사회적 편익 점수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겠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3차 상대가치개편 때는 마지막까지 의료계와 협의를 진행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1차 연구 때는 의료계와 마지막까지 협의를 했지만 2차 연구 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6개월 정도 협의하지 않고 정부가 갑자기 2차 상대가치점수 뚜껑을 열었다”며 “검사 많이 하는 쪽은 점수가 많이 떨어져 900억원 정도 의원에서 병원으로 이동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타격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3차 상대가치개편 논의에서는 의료계와 끝까지 협의를 해서 갑자기 손해 보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의사 업무량과 관련해 ‘업무강도’에 대한 고려도 3차 상대가치개편 논의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외과와 흉부외과처럼 고난도 수술이 많은 과의 경우 지속해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외과학회 김익용 보험부위원장은 “상대가치 중심에 의사 업무량이 있다. 언제까지 강도에 대한 건 제외하고 논의할 건가. 의사 업무의 강도, 스트레스, 위험도 등 반영하지 않고 출발한 상대가치가 변곡점 지날 때 마다 피해보는 진료과는 반복해서 피해를 보고 있다. 그 중심에 외과와 흉부외과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면서 언제까지 건드리지 않고 논의만 할 건지 모르겠다”며 “덕분에라는 말만 하지 말고 24시간 일하는 의사들, 근무하는 간호사들 봉급에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합리적인 가장 큰 기둥이 의사 업무량이고 그 출발이 저는 상대가치 개선이고 바라봐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