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정보전략센터장 “조직 문화부터 혁신해야”
“디지털 전환 이끌 기술 찾아내는 게 빅5병원 의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을 진행하는 연세의료원이 기술만큼 중요하게 강조한 부분은 조직 문화다. 조직이 바뀌지 않으면 첨단 기술도 현장에 뿌리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세의료원 정보전략센터 김성원 소장(영상의학과)은 지난 23일 청년의사 주최 컨퍼런스 ‘Designing the future of healthcare: 미래 병원의 길, Big5에게 묻다’에서 연세의료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발표하며 조직 문화를 강조했다.
김 소장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정보통신기술(ICT)은 많지만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거나 비용을 절감하고 환자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런 기술을 골라내는 역할을 빅5병원이 맡아야 한다고 했다.
김 소장은 “어떤 기술이 실제 의료에 도움이 될지는 직접 사용해봐야 안다. 큰 병원이 나서서 열심히 하는 이유는 작은 병원이 테스트 하기에는 재정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라며 “ICT 관련 기술을 테스트해서 좋은 기술을 찾아내는 게 빅5병원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세의료원도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연세의료원은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오는 2026년 개원하는 송도세브란스병원까지 연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 정밀의료 플랫폼, 스마트병원. 정보보호 플랫폼을 구축한다.
그리고 동시에 조직 문화 개편을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의료정보실 외에 빅데이터실을 신설했으며 조만간 ‘DT부서’도 만들 예정이다. 올해 말 완공되는 중입자암치료센터 내에 ICT 개방형 스마트 오피스인 디지털헬스센터를 마련해 서로 협업하는 구조도 만들 계획이다.
김 소장은 “조직이 바뀌어야 한다. 기존 조직으로는 커버하기 어렵기에 조직 문화를 혁신해야 한다”며 “‘칸막이 조직’이 아니라 다 같이 움직이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연세의료원 내에는 의료정보실과 빅데이터실, 의과학연구처가 있으며 데이터 사이언스를 연구하는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도 있다. 병원 여기저기에서 연구하고 소통하지 못하면 결과물을 내기 어렵다”며 “공간적으로 모여서 같이 연구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협업하는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그룹웨어 포털을 고도화하고 마이크로 소프트 ‘Teams’를 활용하는 등 소통 채널을 늘리고 있다.
김 소장은 그러나 의료원 차원에서 이같은 노력을 해도 규제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의료데이터 활용을 제한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우리는 의료데이터를 안전한 방법으로 협업하는 회사에 전달하고 싶지만 개인정보보호법과 보건의료 가이드라인 상 그레이 존이 있다”며 “그레이 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은 병원이 지게 된다. 그 부분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도와주면 더 빨리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