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주최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전환' 강조
ICT 기반 디지털 전환 위해 조직 개편도
“혁신은 외치기만 한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빅5병원’은 병원의 미래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에서 찾았다. 의료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미 낯선 분야가 아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플랫폼으로 구축해 기존 운영 방식 등을 혁신하는 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즉 ‘디지털 전환’이다.

청년의사가 지난 23일 ‘Designing the future of healthcare: 미래 병원의 길, Big5에게 묻다’를 주제로 개최한 컨퍼런스에서는 빅5병원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 별도 조직도 신설해 운영하고 있었다.

청년의사는 지난 23일 ‘Designing the future of healthcare: 미래 병원의 길, Big5에게 묻다’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온오프라인에서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지의규 정보화실장, 서울성모병원 최인영 지능의료데이터센터장, 서울아산병원 이상오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디지털혁신센터장, 연세의료원 김성원 정보전략센터장.
청년의사는 지난 23일 ‘Designing the future of healthcare: 미래 병원의 길, Big5에게 묻다’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온오프라인에서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지의규 정보화실장, 서울성모병원 최인영 지능의료데이터센터장, 서울아산병원 이상오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디지털혁신센터장, 연세의료원 김성원 정보전략센터장.

서울대병원, Digitization에서 Digital Transformation으로

서울대병원은 공간 부족, 비정형 데이터 폭발적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진료, 의료 데이터 보안 등 수많은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장 직속 혁신의료기술연구 기획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신설했다.

그리고 해결책을 ICT에서 찾았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도입하고 초고속 무선망과 프라이빗 IDC(Internet Data Center) 등을 구축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연구 플랫폼인 ‘SUPERB(SNUHUtility for Practice, Education and Research using Big-data)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지의규 정보화실장(방사선종양학과)은 “현재 환경에서 갖고 있는 우선 가치인 부가가치 생산성과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서 환경이 바뀌면 그때는 또 달라질 수 있다”며 “Digitization(디지털화)에서 Digital Transformation으로 변화하고 정보화에서 창출해야 하는, 창출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10개년 계획 세운 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이 속한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은 산하 병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10개년 계획을 세웠다. CMC 산하 조직으로 정보융합진흥원이 있으며 서울성모병원에는 정보전략팀, 지능의료데이터센터, 정보운영팀을 총괄하는 디지털헬스케어본부가 있다.

서울성모병원이 참여하는 ‘BIC Plus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사업(Best Infection Control Platform for use)’으로 도입된 원내 혼잡도 관리(RTLS), 스마트 출입 통제(SAC), 언텍트 간호케어, AI 음성인식 의료기록 시스템 등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빛을 발했다.

서울성모병원 최인영 지능의료데이터센터장(의료정보학교실)은 “빅데이터, AI, IoT, 로봇 등 다양한 신기술을 의료에 적용해 우리 조직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는 방안을 고민했고 10년짜리 계획을 세웠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로드맵을 세워서 거버넌스를 바꾸고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이노베이션으로 한단계 더 나가는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기존 조직을 디지털정보혁신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오는 2023년부터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넘어 디지털 이노베이션(Digital Innovation)을 추진한다.

음성인식을 통한 실시간 판독서비스를 구축하고 AI를 활용해 병상 배정과 간호부 스케줄 조정을 자동화했다.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데이터 통합관리 플랫폼, 정밀의료 통합 플랫폼 등도 구축했다.

서울아산병원 이상오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감염내과)은 “미래 지향적인 의료정보 서비스를 제공해 의료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자 디지털 서비스의 품질을 최적화하고 디지털 전략의 연속성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또한 미래 가치를 선도하는 ICT R&D 활성화를 목표로 열심히 달리겠다”고 말했다.

미래병원 구현 위한 삼성서울병원의 디지털 전략

삼성서울병원은 ‘미래병원 구현’을 위한 디지털 전략을 수립했다. VR 치료기, 스마트 글래스 등 환자 유래 데이터 기반 디지털 치료기, 클라우드 기반 AI 환자 자기관리, 개인 맞춤 지능형 전자약, 만성질환 디지털 치료기, 개방형 네트워킹과 데이터 관리 등 관련 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현한다.

또 선순환적 의료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LHS(Learning Health System) 체계를 수립하고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등도 구축한다. 스마트병원 선도모델과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차원철 디지털혁신센터장(응급의학과)은 “혁신은 외쳐서만 되는 게 아니다. 서로 공감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래야 성공한다”며 “진료를 하면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기획하고 이를 감시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여러 곳에서 모여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통과 협업, 공유 기반으로 한 연세의료원의 전략

연세의료원은 빅5병원 중 한 곳인 세브란스병원뿐만 아니라 오는 2026년 개원하는 송도세브란스병원까지 연계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수립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정밀의료 플랫폼, 스마트 병원, 정보보호 플랫폼 구축도 그 일환으로 추진된다

연세의료원은 기존 의료정보실 외에 빅데이터실을 신설했으며 ‘DT부서’도 만들 예정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 문화를 바꾸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직 내 협업과 소통을 위해 올해 말 완공되는 중입자암치료센터 내에 ICT 개방형 스마트 오피스도 마련한다.

연세의료원 정보전략센터 김성원 소장(영상의학과)은 “어떤 기술이 실제 의료에 도움이 될지는 직접 사용해봐야 안다. 큰 병원이 나서서 열심히 하는 이유는 작은 병원이 테스트 하기에는 재정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라며 “ICT 관련 기술을 테스트해서 좋은 기술을 찾아내는 게 빅5병원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리고 연세의료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다른 병원과 공유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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