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이 국제병원연맹(International Hospital Federation, IHF)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대한병원협회는 이 이사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8차 국제병원연맹 세계병원대회(The 48th IHF World Hospital Congress)에서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병협 부회장이다.

이 이사장은 오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2년간 IHF 회장으로 활동하게 되며, 당선 즉시 차기·현임·전임 회장단으로 구성된 6년 주기 집행위원회 리더십(cycle leadership)에 참여한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3년 IHF 회장을 역임한 김광태 명예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회장을 배출하게 됐다. 이는 우리나라 병원계가 오랜 기간 국제사회에서 쌓아온 신뢰와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 이사장은 지난 15년간 병협을 대표해 IHF 주요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며 글로벌 병원 네트워크 확대와 리더십 강화를 위한 국제 교류에 앞장서 왔다. 2023년에 IHF 운영위원(Board Member)으로 선출돼 활동 중이며 IHF 산하 리더십 포럼(Association Leaders Circle) 의장으로 각국 병원협회 간 협력과 지식 공유에 기여해 왔다.

국내에서는 2010년 병협의 대표 국제학술행사인 ‘Korea Healthcare Congress(KHC)’를 창설해 조직위원장으로서 국제 교류의 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제네바 현지에서 차기 회장으로서 IHF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3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IHF 산하 제네바 지속가능성센터(Geneva Sustainability Centre)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등 국제적 수준의 지속가능성 의제를 헬스케어 분야로 확산시키겠다”며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의료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회원국 간 네트워크를 확대해 저개발국 참여와 지원을 넓히는 동시에 선진국 병원들의 국제적 연대와 교류를 심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2026년 서울에서 열리는 제49차 세계병원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한국 의료 혁신과 회복탄력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서울 대회를 전 세계 병원 리더십의 새로운 이정표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의대 졸업 후 34세의 젊은 나이에 IMF 외환위기 시기 부도난 병원을 인수해 회생시킨 병원경영 혁신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2009년 명지의료재단을 인수한 뒤 ‘환자 중심 병원경영’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한국 병원계 혁신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신종플루와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등 세 차례 신종감염병 위기에서 병협 대응단장과 총괄본부장을 맡아 공공의료 대응에 적극 나선 바 있다. 더불어 재단법인 서재필기념사업회 이사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IHF 로날드 라바터 사무총장은 “명지병원과 한국에서 쌓은 풍부한 리더십이 이 이사장을 IHF 공동체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만들어 줬다”며 “국경을 초월한 협력의 진정한 옹호자로서 회장직을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혁신적 비전을 실현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병협 이성규 회장은 “이 부회장의 IHF 차기 회장 당선은 한국 병원계의 우수성과 리더십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뜻깊은 결과”라며 “병협도 긴밀히 협력해 한국 보건의료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가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1929년 설립된 IHF는 70여개국 병원협회와 존스홉킨스병원 등 세계 유수 병원들이 특별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비영리국제기구다. 전 세계 3만여개 병원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협력 파트너다. 병협은 지난 1966년 IHF에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