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민수 교수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정책 패키지 필요”

울산의대 옥민수 교수가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 출처: 대한의사협회 온라인 학술대회 중계 화면 갈무리).
울산의대 옥민수 교수가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 출처: 대한의사협회 온라인 학술대회 중계 화면 갈무리).

의대 증원처럼 의사 수만 늘리는 정책으로는 지역·필수의료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의사들이 지역과 필수의료 분야에 남도록 환경을 바꾸는 등 장기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옥민수 교수는 지난 9일 대한의사협회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교육과 인력 양성은 100년 단위로 이어지는 장기적 과제”라며 “지금 시행하는 정책이 후세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옥 교수는 “우리나라 의사 인력 문제는 단순히 수적 부족이 아니라 지역·분야별 불균형과 근무환경, 정책적 유인 모두가 얽힌 복합적 문제”라며 “다양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의료 인력을 양성하며 배치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 정책에 이어 공공의대 신설이 추진되는 이유가 지역·필수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서이지만 이런 정책만으로 변화를 이끌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옥 교수는 “지역에 좋은 의료기관이 있어야 의사가 근무할 동기가 생기고, 많은 의료 인력을 확보해야 좋은 의료기관이 유지되는 상호 관계가 존재한다”고 했다.

옥 교수는 의사 1명이 3일 이상 연속 당직 근무를 해야 하는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문제해결형 진료협력 네트워크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의 당직표를 공개하며 “인력 소진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지역이나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하려는 의사를 찾기 힘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옥 교수는 다른 나라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체코,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칼 등은 의사의 은퇴시기를 늦추고 일본은 자치의대를 설립해 졸업생이 그 지역에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에서는 의료 인력 수요 및 공급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있다”며 “기획이 중요하다. 국제 이동 등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옥 교수는 “얼마나 늘려야 하는가보다 어떻게 양성해서 배치할 것인가에 더 초점을 두고 논의해야 한다”며 “(의료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특정 정책이 아닌 다양한 정책들의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책 시행 후 끊임없이 재평가해 수정·개선하는 전주기적 인력 관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며, 의대 정원도 사회적 책임 강화 평가 결과에 따라 조정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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