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팀, 다국가·무작위 배정 3상 결과 발표
병용치료 3년 생존율 60%…기존 표적치료제 대비 9% 향상

국내 의료진이 EGFR 돌연변이 폐암 1차 치료로 사용하는 병용 요법이 기존 표적치료제보다 전체생존기간을 개선시킨다는 3상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 연구팀은 치료력이 없는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국가·무작위 배정 3상 연구에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 요법이 기존 표준치료제 오시머티닙보다 사망위험을 25% 줄인다고 16일에 밝혔다.

EGFR 돌연변이 폐암은 전체 폐암의 25~40%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45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1차 치료제로 쓰인 오시머티닙은 반응률이 80%에 이르고 무진행생존기간도 16~18개월에 달하지만, 이후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내성이 발생한다.

조 교수는 이전 1·2상에서 병용 요법 효과를 확인한 만큼 이번에는 다국가·무작위 배정 3상을 이어갔다.

병용요법에 사용한 아미반타맙은 진행성 EGFR 돌연변이 폐암 약제로, 레이저티닙은 EGFR 유전자의 특정 부위 엑손20에서 발생한 돌연변이 폐암 약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각각 받았다. 또 병용요법은 조 교수가 이전에 밝힌 오시머티닙 대비 무진행생존기간 증가 효과로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병용요법(파란색)과 오시머티닙(회색)의 전체생존율. 병용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37.8개월을 상회했지만 오시머티닙은 36.7개월에 그쳤다(자료제공: 세브란스병원).
병용요법(파란색)과 오시머티닙(회색)의 전체생존율. 병용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37.8개월을 상회했지만 오시머티닙은 36.7개월에 그쳤다(자료제공: 세브란스병원).

병용요법 환자 429명의 3년 생존율은 60%로 오시머티닙 치료군에 비해 9% 향상했다. 37.8개월의 관찰기간 동안,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 치료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관찰기간을 넘어선 것에 반해 오시머티닙 치료군은 36.7개월을 기록했다.

뇌 전이를 동반한 환자군에서도 병용치료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병용요법 주요 부작용은 피부 발진과 손발톱 주위 염증 등으로 대부분 조절 가능한 미비한 반응이었다.

조 교수는 “지난해 무진행생존기간 개선에 이어 전체생존율 개선까지 입증함으로써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이 진행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갖는 명확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며 “이번 NEJM 발표를 통해 항암화학요법을 뛰어넘어 다음 세대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무화학요법(first-line chemotherapy-free) 치료 전략이 새로운 표준치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게재됐다. 종양학 분야에서 NEJM에 조 교수의 연구 결과가 실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국산 항암제 임상 결과가 두 차례 게재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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