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민관 협력 플랫폼 구축 등 생태계 조성 논의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전진숙 의원,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개인정보전문가협회는 11일 디지털헬스 혁신을 위한 바이오데이터·마이데이터 연계와 민·관 플랫폼 역할 정립’ 토론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전진숙 의원,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개인정보전문가협회는 11일 디지털헬스 혁신을 위한 바이오데이터·마이데이터 연계와 민·관 플랫폼 역할 정립’ 토론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디지털헬스 혁신을 위한 핵심으로 꼽히는 바이오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과 전진숙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헬스 혁신을 위한 바이오데이터·마이데이터 연계와 민·관 플랫폼 역할 정립’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와 개인정보전문가협회가 공동주최했다.

바이오데이터는 사람의 신체·생리적 특성을 나타내는 데이터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개인)가 본인 데이터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23년 3월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 개인 정보 전송요구권을 도입했다. 같은 해 8월에는 국가 마이데이터 혁신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3월 13일에는 전 분야 마이데이터 제도를 시행했다.

민 의원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헬스 산업의 위상을 역설하며 그 핵심인 데이터 활용에 대해 강조했다.

민 의원은 “디지털헬스산업은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사회·경제적 난제를 해결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이끌 미래 전략산업”이라며 “글로벌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바이오데이터 활용과 마이데이터를 통한 정보주체 권리 강화는 곧 국가 AI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건강정보가 국가 전략자산으로 여겨지는 지금 바이오데이터와 마이데이터를 전략적으로 연계해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기반의 클라우드 환경 조성과 민관 협력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WS(Amazon Web Services) 롤랜드 일링(Rowland Illing) 최고의학책임자와 김·장법률사무소 이병남 고문은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을 위한 신뢰 기반 인프라 구축과 규제 완화,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 등을 이야기했다(ⓒ청년의사).
AWS(Amazon Web Services) 롤랜드 일링(Rowland Illing) 최고의학책임자와 김·장법률사무소 이병남 고문은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을 위한 신뢰 기반 인프라 구축과 규제 완화,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 등을 이야기했다(ⓒ청년의사).

토론회에선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이 자리해 디지털헬스 관련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설명했다.

먼저 AWS(Amazon Web Services) 롤랜드 일링(Rowland Illing) 최고의학책임자는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하고 유연한 국가단위의 연구환경 구축’이란 주제의 발표를 통해 의료 데이터를 방치하지 말고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 보건·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중요성도 강조했다.

일링 최고의학책임자는 “데이터는 물과 같다. 기름은 쓰면 소모되고 사라져 없어져 버린다. 하지만 물은 사람들이 마시고 분석할수록 더 늘어난다. 그런데 이 물을 안 쓰고 놔두면 그냥 썪는다”며 “물 같은 데이터를 활용하고 분석하며 추가적인 가치를 계속 만들어나가야 의미가 있다”고 피력했다.

‘민간 자율과 신뢰 기반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 전략’이란 주제로 발표한 김·장법률사무소 이병남 고문은 국내외 데이터 활용 사례를 비교했다.

이 고문은 “영국을 비롯해 미국에도 가치 있는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역사는 오래됐다. 미국은 자율적 서비스가 시장에서 먼저 만들어지고, 문제가 없으면 협회 중심의 자율 규제로 운영된다. 필요할 때만 정부가 법을 만들어 최소한의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이라며 “미국에서는 규제가 적어 민간에게 창의적으로 서비스가 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는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측면에서 미국이나 다른 유럽에 비해 굉장히 규제 강도가 높다. 다른 국가에 비해 출발선에 뒤떨어졌다”며 “마이데이터 제도의 성공은 우수한 데이터를 가진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의료 정보에 대한 민감성을 고려한 강력한 정보보호와 거버넌스 체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국민 체감형 의료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선 스타트업 중심 실행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단 이야기도 나왔다.

룰루메딕 우성한 공동대표는 “아직까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부족하다. 금융 마이데이터와는 달리 의료는 실생활에서 느끼는 효과가 작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필드에서 많이 듣는다”며 “개인 의료 데이터가 어떻게 쓰여서 어떤 제약·바이오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어떤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보가 중요하다. 국민을 대상으로 이게 뭔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대국민 홍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이쪽(마이데이터) 분야투자가 필요하다. 국가적으로 시작한 서비스로 여러 정부 부처에서 도움을 주면 열심히 해서 성공적인 서비스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뢰 기반의 의료 데이터 유통 생태계 조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며 의료 마이데이터 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밝혔다(ⓒ청년의사).
정부는 신뢰 기반의 의료 데이터 유통 생태계 조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며 의료 마이데이터 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밝혔다(ⓒ청년의사).

정부 측은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유통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마이데이터는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데이터진흥과 이소라 과장은 “의료기관과 여러 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공모해서 이제 구축해야 할 것 같다. 참여자 간 신뢰를 기반으로 의료 데이터를 공유하고 AI 모델, AI 서비스를 개발해 수익을 배분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유통 생태계를 만들어보고자 계획하고 있다”며 “좋은 모델이 만들어지면 다른 분야로도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과기부는 규제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도 꼼꼼히 따져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 백영하 과장은 “우리나라는 민간 중심으로 복잡한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생태계가 구성돼 있기 때문에 다른 해외보다 더 복잡도가 높을 것 같다”며 “연구 데이터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표준화된 형태로 연합 학습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데이터야말로 생태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하면, 환자들도 많이 참여하고 이에 영향을 받아 산업계가 참여하는 선순환되는 효과가 있어 정부 차원에서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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