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 '(가칭)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 방안 공개
수련교육·평가부터 주요 현안 대응까지 담당 계획
"전문과별 특성·자율성 침해 없도록 단계별 접근" 요청도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교육 질 향상 요구가 커지면서 의학계가 관련 현안을 총괄하는 상설 기구 설립을 추진한다.
대한의학회는 13일 '소통과 공감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가칭)'전공의 수련교육원' 신설 방안을 공개했다.
수련교육원은 ▲교육과정 연구·개발 ▲수련 평가 ▲지도전문의 역량 개발 ▲수련기관 평가·인증 ▲교육 연수 업무를 총괄하는 상설 조직이다. 역량 중심 수련교육 인프라 구축으로 졸업 후 의학교육(GME) 체계를 수립하고, 전공의 수련 관련 현안을 다룬다.
의학회 박용범 수련교육이사(연세의대)는 "GME 체계 확립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의학회와 각 전문과학회 수련교육이사를 중심으로 주요 현안에 대응하면서 연속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보니 '상설 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설하는 수련교육원은 "전공의 수련교육과 평가 인프라를 구축하고 26개 전문학회 수련교육을 총괄한다. 'E-learning'과 시뮬레이션 교육을 도입해 누구나 양질의 수련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는 수련 교육 표준화도 추진하겠다"면서 "전공의 수련교육 관련 국가 의료 정책 연구를 수행하고 자체적으로 정책을 제안하는 기능도 수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실행보다 중요한 것이 기획과 평가다. 수련교육원을 중심으로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양질의 전공의 수련교육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수련 표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과별 특성을 지우고 전문과학회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윤신원 교육수련이사(중앙의대)는 "26개 전문과마다 수련 환경이나 여력이 다르다. 하지만 의학회 내에서 과별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 이런 점을 더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성형외과학회 홍종원 홍보이사(연세의대) 역시 각 학회 자율성과 특성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술기 위주로 수련 과정을 구성하는 성형외과로서는 내과 위주 교육 이론과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E-learning이나 시뮬레이션 교육이 (술기를 익히는) 현장을 소외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영상의학과 이제희 수련이사(연세의대)는 "수련교육원 같은 기관을 만들고 운영 규정을 마련하기 전에, 정말 현장에서 실현 가능한 방향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당장 새 기관을 설립하기보다는 의학회 내 각 학회 수련교육이사 모임 역할을 확대하는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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