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장재성 교수팀, 새로운 감시 시스템 내놔
국내 연구진이 실내 공기를 떠도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를 빠르게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유니스트) 기계공학과 장재성 교수팀은 3일 실내 공기 중 바이러스를 손상 없이 포집하고 빠르게 분석하는 새로운 감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검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공기를 기기 안으로 흡입한 뒤 그 안에서 바이러스 입자에 수분을 응축시켜 포집하고 이를 종이 면역 센서로 검출하는 방식이다.
포집기에 모인 바이러스 샘플을 종이 면역 센서에 옮기면 바이러스 유무를 30분 내 알려준다. 면역센서는 단백질의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검출 기술로 바이러스 표면의 헤마글루티닌(HA)과 핵단백질(NP)이 항체와 반응해 검출된다.
개발된 시스템은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실제 감염력 여부까지 추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기존 PCR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DNA, RNA)을 검출하는 방식으로, 고가 장비가 필요하고 유전물질 증폭에 시간이 걸렸다. 또한 죽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도 검출하기 때문에 실제 감염력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반면, 이번 기술로 검출되는 헤마글루티닌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클수록 더 많이 검출되는 특성이 있어 감염력 추정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초등학교에서 총 17개 공기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4건에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가 검출됐다. 기존 에어로졸 역학 조사에 쓰이는 상용 장비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장 교수는 “이 기술이 인플루엔자뿐 아니라 코로나19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에 적용 가능하다”며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추가 연구를 통해 공공장소, 병원, 학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조기 감염 감시와 대응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Airborne influenza virus surveillance platform using paper-based immunosensors and a growth-based virus aerosol concentrator'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