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해임안 임총 앞두고 소회 밝혀
해임안에 대해선 "납득 안 돼"…전문경영인 체제 강조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미약품그룹의 핵심 기업인 한미약품의 박재현 대표가 지난 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출입 기자단과 만나 19일 예정된 임시시주주총회에 상정된 해임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한미약품의 박재현 대표가 지난 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출입 기자단과 만나 19일 예정된 임시시주주총회에 상정된 해임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한미약품의 박재현 대표가 지난 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출입 기자단과 만나 19일 예정된 임시시주주총회에 상정된 해임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먼저 박재현 대표는 해임안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임총에 상정된 의안은 ‘사내이사 박재현 해임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의 건’, 사내이사 박준석 선임의 건‘, 사내이사 장영길 선임의 건’ 등 4건이다.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 요청으로 상정된 이들 안건은 '4인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킬링턴유한회사)'의 주요 인사인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이사를 해임하고, 임종훈 대표 측근 인사 2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박재현 대표는 “왜 (해임돼야 하냐고) 물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회사를 바라보는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선대(임성기) 회장도 전문 경영인 체제를 고수하시고, 전문 경영인 의견을 무시하지 않았다. 반면, 다른 쪽(형제 측)에선 오너 경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차이가 (해임안 상정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고 피력했다.

박 대표는 재임 중 실적만을 놓고 봤을 땐 자신이 해임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2년 동안 매출, 이익금, 차익금 등 (실적) 숫자상으로 좋다”며 “특히 올해는 의정갈등 사태로 다른 제약사들 보다 성장세가 월등히 좋았다. 때문에 (실적이나 성과가 아닌) 다른 해임 사유를 만들려고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박 대표 재임 후 매출이 2021년 1.2조원에서 1.5조원으로, 영업이익은 1,254억원에서 2,207억원으로 각각 상승했고, 부채 비율은 1.1조원에서 7,985억원으로 감소하면서 경쟁사 대비 수익성이 크게 상승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박 대표는 형제 측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고소‧고발의 내용이 너무 황당하다”며 “예컨대 내부 정보를 활용해 주식 거래를 했다는 얘기(고발)도 있는데, 이는 직원들 자사주 매입 운동 차원에서 취득한 주식 400주를 이야기하는 거다. 심지어 이 주식은 아직 팔지도 않았다. 어떤 (고발)건은 전임자가 한 내용이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경영권 갈등 상황에서) 우리가 잘하는 것만 이야기하자는 게 원칙이었다. 하지만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한미약품) 내부에서도 ‘진짜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걸 보고, 무고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타의에 의해서라지만 거취 문제 불거진 상황에서 꼭 박 대표가 한미약품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경영 목표는 내가 아니어도 회사(한미약품)가 돌아가는 것”이라며 “그것이 전문 경영인 체제”라고 말했다. 다만, “작년 대표 취임 후 R&D, 국내사업, 제조 부문을 본부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후 이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역할(사업 등)은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지향하는 방향이 개인의 목표나 지향이 아닌 이들과 같은 방향이다. 내가 현재 역할에서 (조직 관리 등을) 수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날 박 대표는 특히 한미약품의 R&D 투자의 연속‧지속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제약기업으로서 R&D 투자가 곧 성장에 대한 투자라고 힘줘 말했다.

박 대표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의 갈등으로 한미약품의 노무, 인사, 홍보 등의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R&D에 대한 투자 및 운영에 대해선 (형제 측이나 4인 연합 측) 모두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R&D 투자 규모는 2021년 1,615억원, 2022년 1,779억원, 2023년 2,050억원, 2024년 2,3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R&D 인력도 2021년 554명에서 2022년 584명, 2023년 627명, 2024년 675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공개한 ‘10년 내 5조원 매출 달성’이란 중장기 전략 목표가 R&D를 통한 신약 개발로 충분히 달성 가능성 수치라고도 했다.

박 대표는 “(2033년 매출 5조원 달성은) 최소 3개 이상의 글로벌 신약을 갖추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심 이 기간 내 글로벌 신약이 5개 이상은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예컨대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개발 중인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3상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2026년 출시가 목표인데, 출시 후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원에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사질환과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제들을 공격적으로 현재 개발하고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박 대표는 한미약품이 현재 경영권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히 굳어지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박 대표는 “30년 넘게 몸담은 한미약품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앞장서 걸으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해 왔다”며 “많은 이들이 현재의 한미약품을 걱정하고 염려하지만, 지금의 위기가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히 굳어지는' 시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앞으로 한미약품이 잘할 수 있고, 한미약품만이 해낼 수 있는 일, 한미약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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