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Breakthrough서 3상 LIBRETTO-431 연구 하위 분석 결과 발표
희소폐암인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표준 약제로서 근거 더해
국내에서 비급여 약제로 남겨진 희소 폐암 치료제 '레테브모(성분명 셀퍼카티닙)'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1차 표준 약제로서의 치료 효과를 입증해 주목된다.
오는 8~1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되는 2024년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Breakthrough 회의에서는 '레테브로'의 3상 임상인 LIBRETTO-431 연구의 새로운 하위그룹 분석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LIBRETTO-431 연구는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레테브로 단독요법과 기존 '백금기반 화학요법 ±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을 비교 평가한 무작위 대조 3상 임상시험으로, 이번에 새롭게 발표될 데이터는 중국, 홍콩, 일본,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환자군(116명)에서의 무진행생존율(PFS) 분석 결과다.
6일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레테브모는 동아시아인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에서 대조약 대비 무진행생존율을 개선해 이 집단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분석에 포함된 116명의 동아시아 환자 중 75명은 레테브모를, 41명은 키트루다 유무에 관계없이 백금기반 화학요법을 투여 받았다.
레테브모 그룹은 19.4개월, 대조군은 21.2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레테브모 투여군은 무진행생존기간이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대조군은 11.1개월로 나타났다.
12개월 후에도 암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은 레테브모 투여군에서 72.8%, 대조군에서 41.7%였다. 또한 전체 반응률은 레테브모 투여군에서 86.7%, 대조군에서 61%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LIBRETTO-431 연구의 전체 환자군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이는 레테브모가 RET 융합 양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1차 표준 치료제로서 우선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많이 진단되는 암이자, 암으로 인한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폐암 진단의 약 80%는 비소세포폐암이며, 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에서 RET 융합 양성인 환자의 비율은 약 1~2%에 불과하다.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이 희소 폐암에 해당하지만, 전 세계 어느 곳에서보다 아시아에서 폐암 진단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연구 결과의 중요성을 유추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레테브모가 비급여 약제로 남아 있기 때문에 이번 동아시아인 하위그룹 분석 결과가 더욱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릴리는 지난 2022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레테브모를 허가 받고 곧바로 허가-급여 연동제를 통해 급여 진입에 도전했지만, 첫 번째 급여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에서 좌초된 바 있다.
이후 재도전에 나선 한국릴리는 그 해 11월 암질심을 통과해 이듬해인 2023년 5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를 넘어섰지만, 이후 진행된 건보공단과의 약가협상에 실패하며 재도전 역시 무산됐다.
레테브모는 국내 환자들이 쓸 수 있는 유일한 RET억제제다. 경쟁 품목인 '가브레토(성분명 프랄세티닙)'가 글로벌 소유권 이전 문제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레테브모의 급여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때문에 한국릴리가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데이터를 근거로 레테브모의 급여 도전에 다시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