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기반시설 상황 따라 미래비전‧준비방법 달라져야
현 환경에서 필요한 우선가치 실현 위해 집중하는 것이 중요
1977년 완공된 서울대병원은 2017년 11월 차세대 HIS 구축, 2018년 5월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시스템(SUPREME) 구축, 2020년 11월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연구 플랫폼(SUPERB) 구축 등 병원정보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1977년 완공된 건물 등 오래된 인프라는 서울대병원이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는데 적지 않은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현 상황을 직시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아 미래병원으로 가는 길을 개척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정보화실 지의규 실장은 본지 주최로 23일 열린 ‘Designing the future of healthcare:미래 병원의 길, Big 5에게 묻다’ 컨퍼런스에서 서울대병원의 당면과제 극복계획을 발표했다.
지 실장에 따르면 현재 서울대병원은 ▲의료혁신을 선도하는 환자 중심의 4차 병원 ▲미래의료를 실현하는 국가의학 연구 리딩 병원 ▲헬스케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병원 ▲통합 보건의료 모델을 제시하는 국가중앙병원 ▲글로벌 최상위급 병원 ▲최고의 전문가들이 일하고 싶은 병원 등 진료, 연구, 교육, 인프라, 국제화, 조직문화 등 6개 분야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진료비전 중에서는 기능적 4차 의료기관을 위한 진료 네트워크 강화 ▲연구비전 중에서는 국가 보건의료 연구기획 기능의 확보 ▲교육비전 중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교육 ▲인프라비전 중에서는 서울대병원그룹 차원의 통합 IT 구축 ▲국제화비전 중에서는 글로벌 케어 얼라이언스의 확장 ▲조직문화비전 중에서는 서울대병원 조직문화 혁신 시스템 구축 등이 핵심 비전이다.
지 실장은 “서울대병원은 항상 차세대를 생각하면서 병원정보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구축하는 등 변화를 추구해 왔지만 환경은 항상 변하며, 차세대의 기준은 언제나 바뀌었다”며 “때문에 (조직은) 존속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 실장은 “시기와 환경에 따라 차세대의 기준이 바뀌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의료기관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며 “뭔가를 먼저 시작한 사람과 조직의 고민은 항상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대병원의 고민 중 하나는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의 미래비전은 현재 서울대병원이 당면하고 있는 환경이라는 벽에 부딪쳤다. 병원 준공이 1977년, 병원 내 가장 오래된 건물이 110년된 대한의원일 정도로 병원건물 자체가 노후돼 있기 때문이다.
지 실장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뭔가를 하려면 내부적인 밑바탕이 있어야 한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인프라에 문제가 있었다”며 “건물이 오래된 것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상황에 맞는 개선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지 실장은 “병원 완공이 1977년이기 때문에 인터넷 네트워크가 없다. 때문에 인프라를 먼저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었고 (인터넷을 위한) 선공사를 다시 하는 것 보다는 아예 무선인터넷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 와이아피6시스템을 설치하는 식의 접근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 실장은 “이같은 변화를 통해 주요 시스템을 마련하는 공간설계 시 인터넷 포트를 어디에 어떻게 매설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이 없어졌다”며 “이런 것 하나하나가 나름 혁신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감염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면서 병상간격 조정 등 병원 내 공간활용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문제도 고질적인 공간부족의 걸림돌이 됐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전자센터를 IDC로 이전하고 모든 하드웨어 인프라를 가상화 기술을 통해 프라이빗 IDC로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대병원은 공간효율성, 비용효율성, 기반시설 성능을 모두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외에도 서울대병원은 현재 연구기반 고도화, 비정형데이터의 효율적 관리, 업무기반 강화를 위한 그룹웨어 고도화 등 미래비전을 위해 내부 인프라 개선 작업을 착실히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지 실장은 “병원마다 (미래를 준비하는) 상황이 다르다. 나름의 이유로 판단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먼 미래까지는 아니더라도 현 환경에서 우선가치에 집중하고 해당 공간이 가진 생상선과 효율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 실장은 “서울대병원의 경우도 시간이 지나서 환경이 바뀌면 전략은 또 달라진다”며 “당장 시흥배곧병원의 경우 새 병원이기 때문에 본원과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 (미래전략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