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갈락토시다제 A' 효소결핍으로 발생하는 유전질환…정맥주사 이어 먹는 치료제도 나와

SBS드라마 ‘의사요한’과 MBC드라마 ‘검법남녀시즌2’에 희귀질환인 파브리병이 주요 소재로 등장해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종영한 MBC 시즌제 드라마인 검법남녀 시즌2에서는 주인공 정재영(백범 역)이 살인범인 노민우(장철 역)의 집에서 파브리병 치료제를 찾아내 그가 파브리병 환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SBS드라마 ‘의사요한’에서는 주인공 지성(차요한 역)이 재소자의 증상을 보고 파브리병임을 진단하고, 치료해 목숨을 살린다.

파브리병은 알파-갈락토시다제 A(alpha-galactosidase A)라는 효소결핍으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이 효소가 부족하면 다른 당지질 세라마이드 트라이헥소사이드(GL-3)가 체내 세포와 장기에 축적되면서 신체 내 다양한 세포의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땀분비가 줄어들거나, 혈관각화종, 손발 통증, 복통 등의 증상 때문에 꾀병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심혈관질환, 뇌졸중, 신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X염색체 우성 유전질환으로 아버지가 환자일 경우 딸은 100% 유전변이를 갖게 되며, 어머니가 환자일 경우 자녀는 성별에 관계없이 50% 확률로 유전된다.

파브리병의 발병확률은 ‘11만7,000분의 1’로 발병 후 진단까지 15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찾아내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 적어도 400명, 많게는 1,000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보고된 환자는 150여명에 불과하다.

파브리병은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 효소를 정맥을 통해 주기적으로 직접 주사하는 효소대체요법(ERT)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평생 치료제를 투여하고 관리해야하지만 치료는 가능하다.

하지만 효소대체요법은 환자가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한 번에 수 시간에 걸쳐 정맥주사를 맞아야만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항히스타민제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국내 허가된 치료제로는 젠자임의 파브라자임주(성분명 아갈시다제베타), 샤이어 레프라갈주(성분명 아갈시다제알파)가 있으며, 최근 주사제가 아닌 먹는 파브리병 치료제인 갈라폴드(성분명 미갈라스타트)가 출시되며 치료제 선택폭이 늘었다.

갈라폴드는 미국 아미커스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다. 이틀에 한 번 같은 시간에 복용하면 된다.

파브리병이 드라마 소재로 주목받으며 질환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긴 했지만 국내에서는 진단에 걸리는 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신장질환에서 나타나는 미세알부민뇨, 단백뇨 등 증상으로 인해 신장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국소성 분절성 사구체경화증 환자가 파브리병으로 진단된 국내 케이스 리포트도 있다.(KIND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구 대한신장학회지) / 26권 / 4호)

현재 파브리병의 조기진단과 치료에 대해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곳은 대한신장학회 산하 파브리연구회다. 파브리연구회는 조기진단과 효소대체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파브리병 진단과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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