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외과학회 회원 175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기본·중등도 술기 등 모두 3년제론 교육 부족” 평가

대한외과학회는 '2025 추계학술대회' 7일 오후 세션으로 '외과 전공의 3년제에 대한 고찰과 개선 방안'을 진행했다. 이날 발표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90%가 4년제 회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청년의사).
대한외과학회는 '2025 추계학술대회' 7일 오후 세션으로 '외과 전공의 3년제에 대한 고찰과 개선 방안'을 진행했다. 이날 발표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90%가 4년제 회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청년의사).

대한외과학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전공의 수련 4년제 회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와 주목된다.

대한외과학회는 오는 8일까지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개최하는 ‘2025 추계학술대회’ 7일 오후 세션으로 ‘외과 전공의 3년제에 대한 고찰 및 개선방안’ 을 진행했다.

이날 세션에서 한양의대 최동호 교수는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 전환 후 정량적, 정성적 효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최 교수는 분석을 위해 외과 전문의 1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4년제와 비교했을 때 ▲3년제 수련 후 맹장, 탈장수술 등 기본술기에 대한 자율적 집도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0.9%, 다소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1.6%로 응답자 모두 3년제 수련이 기본술기 습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담낭, 감상선 등 중등도 수술의 자율적 집도 능력 역시 응답자 중 73.7%가 매우 부족, 22.2%가 다소 부족하다고 ▲천공, 복부외상 등 응급수술 대응 역량 역시 71.5%가 매우 부족, 24.4%가 다소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 외 ▲복강경수술에 대한 이해도와 참여도는 매우 부족 31.4%, 다소 부족 48.8% ▲중환자 관리 능력은 매우 부족 32.7%, 다소 부족 48.5% ▲수술 후 합병증 대응 능력은 매우 부족 34.3%, 다소 부족 51.2% ▲케이스 경험은 매우 부족 49.7%, 다소 부족 36.8% ▲임상 술기 외 영상 판독은 매우 부족 26.9%, 다소 부족 57.3% 등 대부분 수련항목에서 3년제가 4년제에 비해 수련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연차당 최소 100례 수술 참여·연차당 최소 80례의 수술기록 작성을 시행하기에 3년의 시간이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90%’가 불가능 및 부족하다고 답했다.

3년제 수련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39.1%가 수련기간 단축으로 인한 빠른 현장 진출 가능을 ▲19.5%는 전공의 삶의 질 향상을 꼽았다. 하지만 ▲장점이 없다는 응답이 40.2%였으며 ▲전공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0%’였다.

특히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4년제로의 회귀 여부를 묻는 질의에 ▲응답자의 91.7%가 적극 찬성 및 찬성한다고 답했으며 ▲중립은 5.4% ▲반대 및 적극 반대는 3%에 불과했다.

종합적인 외과 수련 보완을 위한 방안으로는 ▲시뮬레이션 교육 강화를 꼽은 비율이 34.5%로 가장 많았으며 ▲술기시험 도입 31.0% ▲근무시간 내 교육시간의 법적 확보 14.3% ▲파견 수련 확대 4.8%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의견으로는 ▲수술 숙련도가 완성되기 전에 졸국하는 느낌이었다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문제가 더 심화될 것 ▲전문의를 1년 일찍 취득할 뿐 전임의를 강제하는 제도 ▲4년제로 조속한 회귀 등이 나왔다.

반면 ▲4년제 회귀 시 외과 전공의 지원이 더 줄어들 것 ▲4년제 회귀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에 대비한 인력 보강일 뿐 ▲근무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4년제 회귀해도 정상교육 어려울 것 등의 이유로 4년제 회귀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최 교수는 “의정사태 후 추가적인 수련시간 단축으로 수련의 양적, 질적 측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설문조사 결과, 수련시간 단축으로 인해 외과 전문의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전문 역량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4년제 회귀 등 수련기간 조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주 72시간, 연속근무 24시간 제한에 맞춰 수련 프로그램 개편이 필요하며 새로운 역량중심교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4년제로 복귀를 고려하기 전 질적인 수련체계 개편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세션에서 고대의대 지웅배 교수는 ‘수련기간 단축이 외과 전문의 교육 및 진로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지 교수는 “(3년제 전환 후) 여성 외과전문의는 여전히 상급종합병원 진출 비율이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남성은 상급종합병원 근무 비율이 8%p 감소해 여성의 6%p 감소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남성의 경우 종합병원 및 의원으로 진로 다변화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보건복지부 방영식 의료인력정책과장은 4년제 회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 과장은 “지난 2019년 외과수련 3년제 전환은 학회에서 의견을 주고 정부에서 고민해 수용한 결과다. (4년제 회귀도) 학회 차원에서 의견을 모아주면 정책 반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현장에서 90% 이상이 4년제 회귀에 찬성했다고 하지만 (4년제 회귀를) 단순히 시간으로만 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교과과정, 현장 중심 수련을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외과 전공의는 몇 명 필요한지 등 근본적인 부분까지 연결돼 활발한 토론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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