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울산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임현수 교수
"옵디보 병용, 환자의 생존 연장 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개선"
"CPS 5 미만 환자에도 병용 효과 있어...접근성 개선 필요"

위암은 여전히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 암종이다. 특히 전이성 단계에서는 5년 상대생존율이 7.5%에 불과해, 같은 시기의 유방암(49.0%), 전립선암(49.6%)과 비교하면 현격히 낮다. 그러나 최근 면역항암제의 도입과 함께 보험 급여 확대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2023년 9월부터 진행성·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CPS 5 이상인 환자에게 옵디보와 화학요법이 급여로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이에 울산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임현수 교수를 만나 옵디보 급여 확대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어떤 임상적 이점이 있는지 들었다.

울산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임현수 교수 
울산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임현수 교수

-진행성·전이성 위암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암종으로 알려져 있다. 1차 치료 목표와 치료 전략 수립 시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이다. 뿐만 아니라 삶의 질 개선 또한 중요한 치료 목표다. 위암 환자들은 진단과 치료 초기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항암 치료에 종양 반응이 나타나면 다시 삶의 질이 개선되는 양상을 보인다.

때문에 치료 전략을 세울 때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Performance)을 주요 요소로 고려한다. 젊은 환자라고 해도 수행능력이 떨어지면 항암 치료를 견디기 어렵다. 실제로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도 수행능력이 낮은 환자에게는 항암 치료 대신 보존적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치료제 선택에 있어 바이오마커도 중요하다.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 사용 가능 여부에 따라 치료 반응률과 생존 기간 연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옵디보가 화학요법과 병용해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유일하게 급여되는 면역항암제다. 임상 현장에서 접근성 확대가 환자들의 치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위암은 다른 암종처럼 극적인 생존 연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옵디보 병용요법이 급여 적용이 되면서 일정 부분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연장됐다. 일부 환자는 삶의 질도 개선됐다. 특히 과거에는 새로운 표적치료제 임상들이 기대만큼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는데,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새로운 표준치료로 자리 잡은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다.

또한 이런 장기 반응이 전환 수술(Conversion surgery)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기존에 전이성 위암은 수술로 인한 생존 기간 연장 이득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그동안 수술은 표준적 치료보다는 섭식 장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의 보존적 수술(Palliative surgery)이 주로 시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림프절 단독 전이와 같은 사례들에서 면역항암제 반응이 좋게 나타난 경우, 완전 관해를 목적으로 전환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장기간 생존 연장이 가능한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면역항암치료를 받은 위암 환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환자 중 1차 치료를 받은 환자가 약 50명, 3차 이상 환자가 60~70명 정도고, 그 중 2~3개의 전환 수술 사례가 있었다. 이런 전환 수술을 통해 3~6개월의 여명이 예상되던 환자도 보다 장기간의 생존 연장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면역항암제의 도입으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옵디보의 허가 임상에서 PD-L1 CPS 5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1차 평가변수를 평가함에 따라 해당 환자군을 대상으로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 그렇다면 CPS 5 미만 환자에서의 반응률과 효과는 어떤가.

CPS 5 미만인 환자 중에서도 옵디보에 장기 반응을 보일 수 있는 환자군은 존재한다. MSI-H(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나 EBV(Epstein-Barr virus,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이 환자군을 대상으로 현재 급여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러한 지표 없이도 높은 반응이 나타나기도 하며, 실제로 제 환자 중에서 CPS가 5 미만이면서 장기 반응을 지속 중인 환자가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PD-L1 CPS 점수를 기준으로 약제 급여가 적용되고 있어, 이처럼 장기 반응을 통한 생존기간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환자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CPS 점수만으로 면역항암제 사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작년 옵디보의 일본 위암 환자 대상 RWE(G-KNIGHT) 결과가 업데이트되며 실사용 근거가 추가됐다. 임상 참여자의 평균 연령이 70세로 전신 상태가 쇠약한 고령 환자가 다수 포함됐는데, 연구 결과가 가지는 임상적 의미는 무엇인가.

우선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도 충분히 항암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해당 연구는 옵디보 사용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리얼월드 연구이므로 전신 상태가 좋은 환자들이 다수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75세 이상이라도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양호하거나 항암을 잘 견딜 수 있을 만한 컨디션의 환자라면 적극적인 항암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점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G-KNIGHT 연구에서는 1차 치료로 옵디보와 S-1 및 옥살리플라틴(SOX) 병용요법이 사용됐다. 국내에서는 옵디보의 허가사항에 따라 G-KNIGHT 연구 디자인과 유사한 카페시타빈 경구제 및 옥살리플라틴(XELOX) 병용요법 또는 5-FU 주사제 및 옥살리플라틴(FOLFOX) 병용요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FOLFOX 병용요법이 고령 환자에서 양호한 내약성(Tolerable)을 보이는 편이나, 이번 연구의 경우 경구제 병용요법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확인됐다. 또한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옵디보를 병용하더라도 고령 환자군의 안전성 프로파일이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실제 치료 환경에서도, 고령이더라도 수행능력이 양호한 환자들은 충분히 옵디보 기반 1차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도 가능한 근거가 추가됐다고 본다.

이번 연구에서도 PD-L1 CPS 별 하위 분석을 진행한 결과, 환자군 간 생존 기간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는 CPS가 5 미만으로 낮은 환자라도 수행능력이나 전이된 상태에 따라 면역항암제의 명확한 치료 혜택을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위암 치료 환경 전반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 많은 환자에게 개선된 치료 혜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치료제의 빠른 급여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점진적으로 급여 확대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표적치료제 등 비급여 약제가 필요한 환자도 적지 않다. 환자들이 적합한 치료 옵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급여화가 신속히 추진되어야 하며, 경제적 여유에 따라 치료 격차가 발생하는 현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위암 치료제 개발과 관련하여 보다 긍정적인 소식이 지속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위암은 10년 이상 신약 개발이 정체되어 있던 암종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옵디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약제가 도입돼 1차 치료제로 승인되고 급여가 적용되는 급격한 진전이 이뤄졌다. 앞으로 유방암과 같이 다양한 치료 옵션이 마련돼 환자들이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치료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위암 환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위암은 섭식 활동에 큰 제약을 주며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뿐 아니라, 치료 성적도 여전히 제한적인 암종이다. 때문에 환자들이 특히 더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항암 치료를 진행하는 동안은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워 나가길 바란다. 해외여행도 좋다. 주어진 시간을 잘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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