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재학생 102인, 故백남기 씨 사망진단서 의혹 규명 촉구
서울의대 학생 102인은 30일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성명을 통해 서울대병원의 백남기 씨 사인 판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들은 "故 백남기 씨는 지난해 11월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혼수상태로 사경을 헤매다 사망했다"며 "물대포라는 유발 요인이 없었다면 백남기 씨는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므로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외인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서울대병원 사망진단서의 내용은 저희가 배운 것과 달랐다”면서 “직접사인으로 ‘심폐정지’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은 국가고시 문제에도 출제될 정도로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버젓이 기재됐고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표기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로 인해 의학적, 법적으로 명백했던 고인의 사인을 모호하게 만들었고 변사자 또는 변사의 의심이 있는 사체의 경우에만 필요한 부검 영장이 청구되는 빌미가 됐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서울대병원이 오류에 대해 전문가집단으로서 걸맞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선배 의사들에게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학생들은 “전문가란 오류를 범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오류를 범했을 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저희는 이토록 명백한 오류가 단순한 실수인지, 그렇다면 왜 이를 시정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면 어떤 이유에서 이런 논란이 빚어지게 됐는지 해명을 듣고 싶다”면서 “저희가 소명으로 삼고자 하는 직업적 양심이 침해받은 사안에 대해 선배님들이 침묵하지 말아 주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전했다.
최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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