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과 한방비만학회에 공개 질의
“미국에서 판매 금지된 성분, 다이어트 한약에 포함”

의료계가 부작용으로 미국에서 판매 금지된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 한약의 효과와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한 방송에서는 마황이 함유된 다이어트 한약의 부작용에 대한 피해자 인터뷰와 판매 실태에 대한 내용이 방영됐다.

방송 직후인 지난 20일 대한한의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마황은 건강원 등에서 불법적으로 구매해 섭취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에페드린의 1일 복용량을 150㎎까지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한방비만학회도 마황을 한약재로 처방할 경우 1일 4.5~7.5g 기준으로 6개월까지만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는 게 한의협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마황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22일 “마황은 부정맥, 심근경색, 뇌출혈, 급사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량으로도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게 많은 논문으로 발표됐다”며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심지어 미국의 한 야구선수가 훈련 도중 급사한 사건에서 그 사인이 마황의 주성분인 에페드린의 과다 복용으로 밝혀져 미국 FDA에서는 2004년부터 마황이 함유된 건강보조식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마황의 상당량이 다이어트 한약 조제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한특위의 지적이다.

한특위는 22일 “2004년 미국 FDA에서 공표한 ‘마황 사용 금지령’에 따르면 중의사나 침술사에게 천식이나 만성기침, 두통 등에만 마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체중감량이나 근육강화, 운동능력 증진을 위한 목적으로는 마황 사용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한특위는 이어 “한의협이 주장하는 에페드린의 1일 복용 허용량 150mg은 다이어트 목적의 기준이 아닌 기관지확장제 등으로 단기간 사용 할 때 기준”이라며 “한의협이 어떤 근거로 ‘미국 FDA에서 에페드린의 1일 복용량을 150㎎까지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을 하는지 그 근거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의협이 ‘6개월까지도 마황을 지속적으로 복용해도 환자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가 궁금하다”면서 “2004년 이후 에페드린과 관련한 새로운 연구물이 있다면 이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미국 내 중의사나 침술사는 FDA의 승인을 받아 ‘마황’을 다이어트 목적이 아닌 천식이나 만성기침, 두통 등에만 사용하고 있고 체중감량이나 근육강화, 운동능력 증진을 위한 목적으로는 마황을 사용치 않는다”면서 “이런 사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다이어트에 사용하는 것은 과연 어떤 과학적 근거 때문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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