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빈손 만찬' 실망한 의료계…"의협은 뭐하나" 불만도
"의료 위기 언급조차 없어…대통령 현실 회피" 의협 메시지 실종 지적도…醫 "설득의 과정"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에 의정 갈등이 언급조차 되지 않아 의료계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의협 관계자 A씨는 지난 25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의료계와 국민이 주목하는데 어떤 메시지도 나오지 않아 놀랍다. 기대가 아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애초에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니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5학년도 정원 조정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최소한 의료 위기는 다루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만찬에서 언급이 없으니) 이 정도면 대통령이 현실을 회피하는 수준이다. 단순히 의료계 문제로만 볼 수 없다. 권력 관계 때문에 민생이 뒤로 밀려났다"라고 질타했다.
마찬가지로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의협 관계자 B씨는 "나오는 게 없으니 이쪽에서도 할 말이 없다. 대통령은 현재 위기를 마주할 의지도 없고 다룰 능력도 없고 생각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할 따름"이라고 했다.
불만은 의협으로도 향했다.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지 못하는 건 의협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 지역의사회 임원 C씨는 "협회 차원에서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도 그려보기 어렵다"면서 "의협은 여야 대표도 만나고 국회를 비롯해 다양하게 소통하고 있다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반면 의협은 정부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밟는 중이라고 했다.
의협 채동영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최근 국회 방문을 두고 "대화 내용을 다 공개할 수는 없다. 다만 이번 추석을 전후로 정치권의 태도 변화가 크다. 이를 위해 의협이 조건을 걸거나 합의를 하고 있다는 것도 전혀 아니다. 다만 실제 의료계 시각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태도 변화가 당장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국민 모두 안다"며 "다만 여야의 입장은 많이 바뀌었다. 국민과 정치권을 조금씩 설득해 정부의 주장은 정부 외 누구도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을 (정부가) 깨닫는다면 그때 정부도 입장의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