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협 비대위 '함구'한 파업 설문 참여 인원 '6677명'
그저 "83%라는 높은 찬성률 보였다" 강조 설문 결과 자세히 공개했던 기존 비대위와 다른 모습
개원가에서도 ‘조용히’ 지나간 1차 부분 파업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원이 총 6,677명에 불과할 정도로 이번 투쟁에 대한 의사 회원의 관심도는 낮았다. 이는 의협 전체 회원 10만여명의 6.7%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4월 7일부터 19일까지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 시 파업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83%가 파업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만 발표했다. 참여 인원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했다.
하지만 청년의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총 6,677명이었다. 개원의가 3,402명(51.0%)으로 가장 많았으며 봉직의가 1,975명(29.6%)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교수는 529명(7.9%)이었으며 전공의는 395명(5.9%)만 설문조사에 참여했다(기타 376명).
이들 중 13개 보건의료단체가 실시하는 연대 총파업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인원은 5,562명으로 83.3%였다. 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115명으로 16.7%였다. 간호법과 면허취소법의 문제점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88.7%(5,921명)였으며 10.1%(677명)는 잘 모르고 있다고 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2%인 79명이었다.
의협 비대위는 참여율을 올리기 위해 설문조사 기간을 2주 정도로 길게 잡았다고 했지만 결국 전체 회원 중 6.7%만 참여했으며 이마저도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그저 파업 참여 찬반 투표 결과 “83%라는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고만 강조했다. 대학 교수와 전공의들도 파업에 참여한다는 응답이 70% 이상으로 나왔다고 했다.
의협 박명하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투쟁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오는 17일에는 대학병원 교수와 전공의까지 포함해 모든 직역이 하루 동안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개원의는 물론 전공의와 교수까지 포함된 설문조사에서 83%가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설문조사 참여 인원을 묻는 질문에는 공개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는 파업을 추진했던 역대 의협 비대위와도 다른 모습이다.
의대 정원 증원 등에 반발해 전공의 중심 파업을 했던 지난 2020년에도 설문조사는 진행됐다. 당시 의협 최대집 회장은 일주일간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4대악 의료정책 대응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자세히 공개했다. 지난 2020년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전체 회원의 25% 정도인 총 2만6,809명이 참여했다.
의협이 비대위체체로 원격의료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을 추진했던 지난 2014년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1만1,082명이 참여했으며 같은 해 8월 원격의료 시범사업 찬반 설문조사에는 총 6,357명이 응답했다. 그리고 당시 의협 비대위는 참여 인원부터 직역별 응답 결과까지 모두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