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맞춤별 치료정보 제공부터 예후관리까지 가능한 ‘A4C’
서울대병원 채종희 교수 “조기 발견과 치료…장애 줄일 수 있어”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조기진단과 치료로 희귀질환으로 인한 장애를 줄여 소아환자들이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아희귀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 예후관리까지 전주기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통합 솔루션이 개발된다. 솔루션이 개발되면 수도권에 집중된 희귀질환 치료 인프라로 조기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칠 수밖에 없었던 지방의 소아희귀질환 환자들도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지난 29일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HOSPITAL FAIR 2022·KHF 2022)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세미나에서 ‘소아희귀질환 다면분석 AI 통합 솔루션’을 소개했다.

7,000여종이 넘는 소아희귀질환은 질환 발병률이나 유병률이 낮아 진단이 어렵고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소아희귀질환을 보는 의사 수가 작고 서울 등 수도권으로 치료 인프라가 몰려 있다 보니 진단까지 약 6년이 걸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희귀질환으로 진단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 동안 ‘진단명’이 없어 진료비나 치료비 지원도 요원한 상황이다.

채 교수는 “소아희귀질환을 보는 의사도 수도권에 50% 이상 존재하고 진단에 필요한 고난도 기술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대부분의 환자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채 교수는 “질환 진단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동안 진단명이 붙지 않아 진료비나 치료비 지원도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증상이나 질환의 고통도 있지만 가족이 가져야 할 경제적, 사회적 부담도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에 희귀질환 진단능력과 진료 수준 편차 등으로 인한 수도권과 지방 간 환자 의뢰와 회송의 불균형을 줄이고 소아희귀질환 진단부터 치료, 예후관리 단계별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AI for Children(A4C)’ 개발을 시작한 것.

A4C는 수도권과 권역 센터를 연계한 네트워크 커넥션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정확도 높은 진단 알고리즘을 구축, 7,000여종의 희귀질환에 대해 맞춤별 치료정보를 제공하고 예후관리까지 가능하게 한 AI 솔루션이다.

솔루션 대상 질환은 희귀유전대사질환, 선천성 다발기형, 뇌신경질환, 유전성심장질환, 유전성신장질환, 염증성장질환, 선천성 면역결핍질환, 소아혈액종양질환, 유전성근병증질환 등 9개 분야로 나눴다.

해당 기술 개발에는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총 11개 병원과 기업이 참여하며, 80억원을 투입해 앞으로 3년간 AI 통합 솔루션 개발이 진행된다. 과제 총괄책임을 채 교수가 맡고 있다.

채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에 모여진 양질의 데이터를 모아 대규모 빅데이터로 만들어 이를 통해 유전체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진단하게 하면 환자들의 수도권 집중도 해결하고 지방 거점병원에서 진단할 수 있도록 도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예후 관리 모니터링에 특화된 희귀질환 프로토 타입이 있다”며 “예를 들면 선천성 대사 질환들은 식단관리와 운동관리를 잘 하고 모니터링을 잘 하면 응급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다. 환자들의 모바일에 솔루션을 심어 이런 정보들을 체크해 주면 불안하다는 이유로 수시로 응급실에 드나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채 교수는 A4C 개발의 목표는 희귀질환을 조기 진단해 치료함으로써 장애를 줄이고 나아가 아이들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희귀질환을 늦게 발견해 장애 있는 아이들로 만드는 것은 굉장한 손실”이라며 “건강하게 낳은 아이는 더 건강하게, 다소 장애가 있더라도 조기 발견해 조기 치료한다면 장애를 줄여 건강한 아이들로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족과 부모들은 여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제의 목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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