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20건의 편평세포암 및 30건 미만의 다양한 림프종 보고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방 보형물 관련 암종으로 확립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reast implant-associated anaplastic large cell lymphoma, BIA-ALCL) 외에도 보형물 주변 피막 및 상처 조직에서 편평세포암종(squamous cell carcinoma, SCC) 및 다양한 유형의 림프종(lymphoma)이 보고됐다고 밝히며 주의를 당부했다.

미 FDA는 지난 8일(현지시간) 유방 보형물과 관련해 보형물 주변 피막에서의 편평세포암종 및 다양한 림프종이 보고됐다는 안전성 서한을 발표했다.

안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일환으로 출판된 문헌을 예비 검토한 결과, 유방 보형물 주변의 피막에서 SCC 사례 20건 미만 및 다양한 림프종 사례 30건 미만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FDA는 또 지난 9월 1일까지 유방 보형물과 관련된 10건의 편평세포암종 및 12건의 다양한 림프종에 대한 의료기기 보고(medical device report, MDR)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여기서 림프종은 기존에 알려진 유방 보형물 관련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과는 별도의 보고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FDA는 편평세포암종 및 다양한 림프종에 대한 발병률 및 위험인자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헌에 따르면, 유방 보형물의 질감(질감이 있거나 매끄럽거나)이나 내용물(식염수이든 실리콘 젤이든)과 상관 없이 다양한 개인에서 암 발생이 보고됐다는 것이다.

또한 2018년 문헌 검토에 따르면, 유방 보형물 관련 편평세포암종이 보고된 환자 5명의 경우 유방확대술 후 암이 진단되기까지 평균 23년이 걸리기도 했다.

국제학술지 란셋(Lancet) 또한 FDA의 해당 안전성 서한에 주목했다. 16일(현지시간) 란셋에 따르면, 영국 의약품 관련 규제기관 담당자 나이젤 머서는 "만성 염증이 편평상피세포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확립돼 왔다"며 “일례로 마졸린 궤양(Marjolin ulcers)은 염증과 다리 궤양이 오래 지속되는 부위 주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유방 보형물 주변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 마크 클레멘스(Mark Clemens) 교수는 유방 보형물과 관련된 암의 정확한 기전을 식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작업임을 강조했다.

클레멘스 교수는 "유방 보형물 관련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의 경우 질감이 있는 보형물에 대한 잘못된 알레르기 경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은 원인이 알지 못한다"며 "이러한 보형물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인간 모델은 없으며, 인간에게 평생에 걸쳐 테스트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클레멘스 교수는 "유방 보형물 관련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은 T 세포 림프종이지만, 새로운 FDA 안전성 서한은 유방 보형물과 관련된 B 세포 림프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지금까지 문서화 된 B 세포 림프종의 모든 사례에서 엡스타인-바(Epstein-Barr) 바이러스의 존재가 보고된 반큼 발병에 기여하는 바이러스 매개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란셋은 "전 세계적으로 유방 보형물을 받은 여성의 수는 적게는 500만 명에서 많게는 3,500만 명으로 추산된다"며 "미국에서만 매년 약 40만 명의 여성이 미용상의 이유로 또는 유방 절제술 후 유방 확대술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의 보형물 관련 안전성 보고가 과소평가돼 있음을 강조했다.

란셋은 유방 조영술로는 편평세포암종이나 보고된 다양한 림프종을 진단하기 어렵다며 주의 환기를 당부했지만, 유방 보형물을 삽입한 환자가 보형물을 제거하거나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FDA 안전성 서한의 주요 목적은 특정 조치를 권장하기보다는 환자와 간병인에게 암의 존재를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

나이젤 머서 역시 "유방 보형물을 빼는 것은 신중해야 할 일"이라며 "흉터 조직이 남아 있으면 유방 보형물 관련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의 위험이 남아 있다는 것은 맞지만, 보형물을 제거하는 것은 특히 갈비뼈에 단단히 부착되어 있는 경우 복잡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클레멘스 교수는 "유방 보형물을 가지고 있거나 고려 중인 여성이 이 정보를 인식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러한 암 발생이 극히 드물다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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