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교수 연구결과, 올해 3월 초과사망 1만8000명 발생
폐렴 등 입원 환자 줄어 “비코로나 환자 의료접근성 떨어졌다”
“필요 인원의 58% 인력으로 중환자실 운영, 사망률 높아”

초과 사망을 가장 잘 예측하는 지표는 재원 중인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라는 지적이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초과 사망을 가장 잘 예측하는 지표는 재원 중인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라는 지적이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 초과 사망자 수가 증가한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며 이는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기 급급했던 중환자 진료체계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김영삼 교수는 5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계속되는 코로나19 환자 발생과 가을 대책’을 주제로 진행한 COVID-19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초과 사망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한중환자의학회 연구이사를 맡고 있다.

김 교수는 통계청 자료 등을 통해 지난 2021년부터 2022년 5월까지 월별 초과 사망자 수를 분석한 결과, 하루 확진자가 최대 60만명 이상 발생하고 위중증 환자도 1,000명 이상씩 유지되던 2022년 3월 초과 사망자 수가 1만8,000명 넘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2022년 3월 실제 사망자 수는 4만4,487명으로 예측 사망자 수 2만6,419명보다 1만8,068명이나 더 발생한 것이다.

3월에 이어 4월에도 초과 사망자 수는 1만명을 넘겼다. 4월 예측 사망자 수는 2만6,320명이었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1만377명 많은 3만6,697명이었다.

김영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 초과 사망이 증가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자료 출처: 김 교수 발표자료). 
김영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 초과 사망이 증가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자료 출처: 김 교수 발표자료).

김 교수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초과 사망이 많이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과 그 이외 사망을 다 포함하고 있다”며 “가장 많은 초과 사망자 수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2022년 3월로 초과 사망자 수는 1만8,000명 정도였다. 초과 사망의 50% 정도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했을 때 한국이 유일하게 초과 사망이 증가했다. 다른 나라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도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非코로나19 환자들이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피해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건강보험 진료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는 지난 2019년 31만4,775명이었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에는 18만3,157명으로 급감했으며 2021년에는 12만6,753명으로 떨어졌다. 인구 10만명당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2019년 8월 2.01명이었지만 2020년 8월엔 2.33명으로 늘었다. 김 교수는 “(비코로나19 환자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졌다고 추론할 수 있는 데이터”라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김영삼 교수는 5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COVID-19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김영삼 교수는 5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COVID-19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외래환자진료, 중환자관리, 초과사망'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초과 사망을 가장 잘 예측하는 지표는 재원 중인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치명률보다는 초과 사망자 수가 중요하고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보다는 위중증 환자 수가 중요하다”며 “전국에 위중증 환자가 300명 이상 재원하고 있을 때 초과 사망이 시작되고 한 주에 500명이 코로나19 이외 원인으로 초과 사망한다. 위중증 환자 1,000명 이상 재원 시 한 주에 2,400명까지 코로나19 이외 초과 사망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가 늘어날수록 초과 사망이 증가하는 이유로 부족한 의료자원을 꼽았다. 상급종합병원 병상 동원 명령으로 비코로나19 중환자가 입원할 중환자실이 줄었고 이로 인해 치료 기회를 놓치는 환자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병원중환자간호사회 현황 조사 결과를 근거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과 간호 인력 지원을 위해 45개 의료기관에서 일반 중환자 병상 총 466병상이 축소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전체 병상의 1%를 동원한다는 것은 전체 중환자실 병상의 20%에 해당하는 큰 규모”라며 “인력이 없기 때문에 일반 중환자실을 축소해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2021년 12월 21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조사한 결과 위증증 환자 치료를 위해 279병상에 실제 근무한 인원은 의사 212명, 간호사 1,167명”이라며 “근무조를 4개조로 계산할 경우 보건복지부 기준 간호사는 2,009명이 필요하지만 실제 근무 인원은 1,167명으로 필요 인원의 58% 인력으로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근무한 간호사가 모두 중환자실 간호사가 아니라 외부 파견과 일반 병동 간호사 등이 포함된다”며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사망률이 같은 중증도의 비코로나19 환자 사망률보다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병상은 확보돼 있지만 중환자 진료체계는 변한 게 없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인력 확보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근본적인 대책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중환자 전문가를 포함한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중환자 병상 배정 시스템을 구축해 달라고 꾸준히 요구했지만 여전히 카톡으로 연락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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