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진실규명의사회’ 가입해 활동
주 후보 “백신 패스 반대해 잠깐 활동, 탈퇴할 것”
“1만4000 전공의 대표될 자격 없다” 비판 나와

제26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주예찬 후보는 '코로나19 백신 미생물설' 등을 주장한 '코로나진실규명의사회'에서 활동했으며 현재도 소속 의사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청년의사 
제26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1번 주예찬 후보는 '코로나19 백신 미생물설' 등을 주장한 '코로나진실규명의사회'에서 활동했으며 현재도 소속 의사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청년의사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에 출마한 주예찬 후보가 코로나19 백신 미생물설을 주장한 ‘코로나진실규명의사회’(코진의)에서 활동한 이력이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5일 청년의사가 코진의 명단을 확인한 결과, 주 후보는 코진의 소속 의사 12명 중 한명으로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코진의는 "코로나19 백신에서 정체불명의 미생물 확인체가 발견됐다”거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안에 마이크로칩이 들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단체다(관련 기사: 백신 접종자에게서 ‘괴물체’ 발견…팍스로비드엔 ‘마이크로칩’이?). 대한의사협회는 이같은 주장을 한 코진의 소속 의사에 대한 중앙윤리위원회 제소를 검토하기도 했다.

코진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에도 참여하고 있다. 의사, 간호사 외 일반 국민 등 총 3,862명이 제기한 이 소송은 서울행정법원에서 공판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진실규명위원회' 블로그에 명시된 소속 의사 명단에는 주예찬 후보가 포함돼 있다(블로그 캡쳐).
'코로나진실규명위원회' 블로그에 명시된 소속 의사 명단에는 주예찬 후보가 포함돼 있다(블로그 캡쳐).

건양대병원 비뇨의학과 3년차인 주 후보도 코진의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반대하기보다는 ‘백신 패스’ 도입 문제 때문에 가입했다고 선을 그었다.

주 후보는 이날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정부가 백신 패스 도입을 강행한다고 했던 시기였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관련 진실을 규명하는 단체라고 해서 잠깐 활동했다”며 “지금은 활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백신 패스 도입이 전체주의적인 정책이고 헌법에도 위배된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그런 단체(코진의)가 생긴 것을 알았다. 의사들이 만든 단체여서 잠깐 활동했다”고도 했다.

주 후보는 논란이 된 코진의의 코로나19 백신 미생물설 등에 대해서는 “각자의 주장이 있는 것이지 그게 (코진의의) 공식 입장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백신 패스도 없어졌고 그 이후 전공의 생활이 바빠서 잊고 지냈다”고 말했다.

개인 SNS에 코로나19 백신과 블루투스의 연관성을 주장한 글을 공유한 이유에 대해서도 “그냥 재미있고 신기한 내용이어서 공유했다. 당시 상황이 나치 전체주의 같았다. 그냥 도시전설처럼 재미로 공유했다”고 했다. 한 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접종자 근처에서 블루투스를 켜면 접종자 수만큼 정체불명의 기기가 연결된다는 음모론이 돌았었다.

주 후보는 현재 코진의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조만간 코진의 측에 탈퇴 의사를 밝히고 명단에서 이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비과학적인 주장으로 논란이 된 단체에서 활동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공의로서 모멸감을 느낀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 전공의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단체에서 활동했던 사람이 전공의 1만4,000명의 대표가 되려 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코진의 활동이야 개인의 자유이지만 대전협 회장 후보로서는 문제라고 본다. 의사의 품위를 손상시킨 단체였다”며 “코진의 소속 의사들이 하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는데 거기서 활동했던 전공의가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는 게 더 어이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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