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타이드·줄기세포·항체 등 다양한 종류 및 기전 치료제 개발
바이오협회 “‘완화’에서 ‘치료’로 치료제 목표 변화해야”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다. 줄기세포치료제, 펩타이드 의약품 등 다양한 종류와 기전을 통한 개발 경쟁이 펼쳐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 동향' 자료 일부.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 동향' 자료 일부.

한국바이오협회는 30일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 동향’을 펴냈다.

이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은 성공률이 매우 낮고, 최근 3상 임상시험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지만,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2022년 기준 170여 개의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통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현재 국내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은 젬백스앤카엘, 차바이오텍, 아리바이오, 디앤파마텍, 에이비엘바이오 등이다.

이중 젬백스앤카엘은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펩타이드의약품 ‘GV1001’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젬백스앤카엘은 GV1001의 신경세포 보호효과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치료제 기반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신경 전구세포(neuronal progenitor cell)’ 배양 기술을 개발한 차바이오텍은 대량 증식한 신경 전구세포가 신경세포로 분화하도록 유도, 알츠하이머병, 헌팅턴병 등 신경질환 치료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행성 뇌신경질환 신약 후보물질 'NLY01'을 개발하고 있는 디앤디파마텍은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성 치매 2b상을 승인받은 상태다.

아리바이오는 약물 하나로 여러 작용을 하는 ‘다중기작’ 약물을 개발 중이다. 치매 진행 억제와 더불어 인지기능 향상을 목표로 한다. 신약 개발 플랫폼(ARIDD)을 통해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을 발굴한 아리바이오는 미국 2상을 종료하고, 글로벌 3상에 착수했다.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도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인 ‘그랩바디-B’를 활용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ABL301’을 연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셀트리온과 아이큐어가 공동개발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용 도네페질 패치제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향후 기업들이 경구제나 주사제 이외에도 다양한 제형의 임상 및 상용화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바이오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및 타우 축적 특이적 표지자를 통한 이미징과 혈액 및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 속의 아밀로이드 베타 및 인산화 타우 측정을 통한 진단 등 상당한 연구가 진행됐으나, 현재까지 아밀로이드(Amyloid) 바이오마커 이외에 증명 및 승인돼 실제 임상적으로 적용한 마커는 아직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츠하이머병 연구자들은 질병의 중증도를 평가하기 위한 뇌 활동, 체액 대사산물 변화 측정의 방법 등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진단 및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임상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의 조건으로 높은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ty)가 요구됨을 감안했을 때, 향후 진단 개발법에도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협회는 또 “바이오젠의 ‘아두헬름(Aduhelm)’의 경우에도, 치료제를 빠르게 승인하기 위한 신속 심사제도인 ‘Fast track’ 제도를 활용하여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나, 유용성을 입증할 서류 부족 판단으로 최근 EU의 허가가 철회됐다”며 “이처럼 치료제 신약 개발에 대한 성공확률이 낮은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및 민간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현황 중 원인조절치료제(DMT)의 연구가 가장 많다는 사실에 비춰 볼 때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근원적인 치료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앞으로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완화’의 개념이 아닌, 명확한 원인 ‘치료’의 개념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