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길병원·인천시 연구팀, 2018년~2021년 검체 3334개 조사
코로나19 시기에 아데노·파라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감소
"한 바이러스의 증가…다른 바이러스 감소로 이어진다는 가설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증가했던 마스크 사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비약물적인 조치'가 다른 바이러스의 유병률도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천대길병원, 인천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진은 지난 19일 이 같은 결과를 담은 논문 ‘Effects of Non-pharmacological Interventions on Respiratory Viruses Other Than SARS-CoV-2: Analysis of Laboratory Surveillance and Literature Review From 2018 to 2021’을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12월까지 인천시에서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 바이러스 병원체 감시사업(KINRESS)’에 참여하는 3개 병원과 보건소에서 의뢰 받은 3,334건의 검체 표본에서 RNA를 추출한 뒤 실시한 PCR 검사결과를 분석했다.

호흡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상기도 검체에서 추출한 표본 1,955개, 코로나19 음성 표본 833개, 양성 표본 546개가 포함됐으며, 그 중 발열 증상이 있는 환자는 1,379명이었다.

연도별로 따졌을 때, 2018년에 574건, 2019년에 689건이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1,043건, 2021년에 1,028개였다.

Difference in detection rates before NPI (2018–2019) and after NPI (2020–2021)
Difference in detection rates before NPI (2018–2019) and after NPI (2020–2021)

연구 결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사용, 손 씻기, 거리두기 등의 조치가 이뤄지는 기간 동안 바이러스 검출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표본 중 1,469개(44.1%)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연도별로 따졌을 때, 2018년 69.5%, 2019년 73.3%에서 2020년 19.8%, 2021년 34.9%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유형을 8개로 나눴을 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8년~2019년에 비해 2020년~2021년의 대부분의 호흡기 바이러스의 유병률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데노 바이러스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평균 검출률의 중위값인 11.53%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58%로 감소했으며,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9.09%에서 4.45%, 코로나바이러스는 4.99%에서 0.76%, 메타뉴모 바이러스는 4.75%에서 0.37%,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3.6%에서 2.62%로 줄었다.

이 중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거리두기가 완화됐던 지난 2021년 10월부터 다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 보카 바이러스는 2.71%에서 4.43%로, 라이노 바이러스는 17.67%에서 18.34%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실험실에서 진행한 PCR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조치로 내원이 제한되면서 바이러스 검출량이 줄었다는 등의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소세를 보였다. 비말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며 “한 유형의 호흡기 바이러스의 급격한 증가가 다른 바이러스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의 비약물적 조치와 관련된 호흡기 바이러스의 반응과 전염 형태, 수명 주기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해당 조치들이 구현되는 전후의 바이러스 검출과 실제 감염 패턴의 변화에 대한 추가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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