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숭실대 연구팀, 당뇨환자 152만여명 코호트 분석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 박찬순 전임의, 숭실대 한경도 교수(사진제공: 서울대병원).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 박찬순 전임의, 숭실대 한경도 교수(사진제공: 서울대병원).

체중이 5% 이상 증가하거나 감소한 당뇨 환자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김형관 교수팀과 숭실대 한경도 교수팀은 지난 2009년에서 2012년 사이 두 차례 건강검진을 받은 당뇨 환자 152만2,241명을 대상으로 체중 변화와 심혈관질환 간 영ㄴ관성을 코호트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기존 진료지침에서는 비만인 당뇨 환자에게 체중 감량을 권하지만 어느 정도 감량이 적절한지, 체중 감량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는 증명된 게 없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당뇨 환자 152만2,241명의 체중 변화를 측정한 후 ▲10% 이상 체중감소 ▲5~10% 체중감소 ▲안정체중(증감 5% 미만) ▲5~10% 체중증가 ▲10% 이상 체중증가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후 약 7년간 심근경색, 뇌졸중, 심방세동, 심부전, 사망 발생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당뇨병 환자의 체중 변화와 심혈관질환 위험 사이에 U자형 상관관계가 나타났다(제공: 서울대병원)
당뇨병 환자의 체중 변화와 심혈관질환 위험 사이에 U자형 상관관계가 나타났다(제공: 서울대병원)

그 결과, 안정체중 그룹에 비해 5% 이상 체중 증감 그룹에서 모두 연간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았다. 5~10% 체중증감 그룹에 비해 10% 이상 체중증감 그룹은 연간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환자 체중이 증가 혹은 감소한 정도가 클수록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U자 모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같은 상관관계는 당뇨환자의 비만도와는 관계없이 저체중·정상체중·과체중·비만 환자들에서도 일관적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당뇨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에는 비만도보다 체중 변화 정도가 더욱 유의미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진료지침과 달리 당뇨환자의 급격한 체중 증가와 감소 모두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비만이 있는 당뇨환자의 체중 감소를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환자의 체중이 감소할 경우 혈당수치·식습관·운동법은 어떻게 조절하고 있는지, 다른 질환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분비대사 분야 권위지인 ‘Diabetes Care’에 지난달 9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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