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대 시장 선점 위해 미국서 임상시험 박차

국내 제약사들이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신약 개발을 위한 미국 임상시험 수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NASH는 알코올 섭취와 무관하게 간에 쌓인 지방 등으로 간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진행되면 간경변증, 나아가 간암으로 악화된다. 지방 축적, 염증, 섬유화 등 복합적인 발병 기전으로 인한 높은 개발 난도로 아직 상용화된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글로벌 NASH 치료제 시장은 대체의약품 중심으로 2020년 기준 약 2,4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신약 출시 시 2029년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노리고 국내 제약사들도 미국 내 임상시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LG화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NASH 치료 후보물질 ‘LG203003’ 1상 임상시험 IND(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LG화학에 따르면, LG203003는 중성지방 합성 효소인 DGAT-2 활성을 선택적으로 저해해 간에서의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LG화학은 미국에서 건강한 성인 및 비알코올성지방간(NAFLD) 동반 성인 88명을 대상으로 LG203003의 안전성 및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 간 지방량 변화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LG203003는 LG화학이 임상 단계에 진입한 두 번 째 NASH 치료 후보물질이다. LG화학은 항염증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인 LG303174 미국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LG화학은 현재 LG303174 1상이 마무리 단계로, 연내 미국 2상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경우, 미국에서 생검(biopsy)으로 확인된 간섬유화를 동반한 NASH 환자 대상 LAPSTriple Agonist(HM15211) 2b상을 진행하고 있다. HM15211는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제다.

FDA는 LAPSTriple Agonist를 NASH 치료를 위한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한미약품이 2020년 미국 MSD에 기술수출한 이중작용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두 자릿수 이상의 체중감소 효과를 토대로 현재 NASH 2a상이 진행되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한다.

유한양행 또한 올 상반기 내 미국 NASH 임상에 진입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28일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2019년 미국 길리어드에 기술수출 됐던 NASH 파이프라인 ‘YHC1102’ 또한 후보물질 확정 및 1상 진입이 2022년 상반기 중으로 이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NASH는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미개척 시장이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의 개발 시도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