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교수, 코로나 환자 장기적 후유증 연구결과들 소개
코로나 환자 60일째 추적관찰서 약 20% 흉통 호소
18.1%, 완치 후 14~90일 사이 정신과적 증상 생기거나 재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던 환자들은 어떤 후유증을 앓고 있을까?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김윤정 교수는 최근 대한내과학회지에 코로나19 감염 후 완치된 환자들에서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호흡기계 ▲혈액학적 ▲심혈관 ▲정신 신경학적 ▲내분기계 ▲신장 ▲소화기계 ▲피부과적 합병증 등 장기별 후유증(합병증)을 그동안 보고된 연구결과와 함께 소개했다.

바이러스 감염 이후 장기적 후유증은 인플루엔자, 중증급성호흡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환자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SARS 치료 후 피로, 통증, 쇠약, 우울, 불면 등이 만성적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이외에도 SARS에서 회복된 환자의 40%가 진단 후 3.5년까지 만성피로증후군을 겪었다는 보고까지 있었다.

코로나19도 대부분의 환자는 완치 후 정상 생활이 가능했지만 회복 후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까지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환자 25만명 중 54%가 1개월 이내, 55%가 2~5개월 사이, 54%가 6개월 이상 최소 1번의 후유증을 경험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가장 흔하게 지속되는 후유증은 호흡곤란, 운동 능력 감소, 저산소증 등의 ‘호흡기계 증상’이다. 특히 폐확산능(diffusion capacity) 감소가 급성기 회복 후 장기 후유증으로 흔히 보고되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384명의 코로나19 환자를 2개월 동안 관찰한 한 영국 연구에서 53%의 환자는 호흡곤란, 34%는 지속되는 기침을 호소했다. 또 완치 6개월 후 흉부 CT 검사 결과 349명 중 50%가 이상 소견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 결과가 많지는 않지만, ‘혈액학적 합볍증’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16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퇴원 후 30일째에 2.5%에서 혈전, 3.7%에서 출혈이 발생했다.

두근거림, 호흡곤란, 흉통 등 ‘심혈관 후유증’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60일째 추적관찰에서 약 20%가 흉통을 호소했고,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비교해 스트레스성 심근병증, 심근염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코로나19 회복 후 만성 쇠약, 우울, 불면 등 ‘정신 신경학적 합병증’ 사례도 많이 보고됐다. 일부는 집중력이나 기억력 감퇴, 언어 문제 등이 나타났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입원 후 1개월째 56% 환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 불안, 불면 등의 정신과적 후유증을 호소한 연구가 있으며, 6만2,354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18.1% 환자가 14~90일 사이에 정신과적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재발한다고 보고됐다.

‘신장 합병증’도 코로나19 후유증 중 하나다. 코로나19 중증환자의 20~31%는 투석을 필요로 하는 중증 급성 신장 손상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한 연구에서는 급성기 이후 6개월째에 환자의 35%에서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했고, 13%는 급성기에 정상이었다가 새롭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관련 신장병증은 국소 분할 사구체 경화증의 변형과 급성 튜브 손상, 사구체 퇴화로 설명되며, 이는 인터페론과 사이토카인 활성화에 반응해 나타난다”며 “퇴원 후 투석이 필요한 경우는 별로 없으며, 신장 기능이 회복되는지 추적이 필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장관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코로나19 감염 후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소화불량 등 ‘소화기계 합병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피부 발진 등 ‘피부과적 합병증’도 무시 못 할 수준이다. 71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코로나19 급성기 이후 환자 64%에서 피부과적 합병증이 나타났다. 상기도 증상 이후 피부 증상까지 나타나는데는 7.9일이 소요됐으며, 약 3%의 환자에서 6개월까지 피부 발진이 이어졌다. 특히 약 20%의 환자에서 탈모가 나타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후유증은 여러 장기에 장기간에 걸쳐 나타날 수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회복된 환자들이 점차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직접·간접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다학제적 진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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