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임경/동아시아/516쪽/2만5000원

‘의료인문학’이라는 단어는 여러 사람에게 생소하다.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임상 활동을 하는 의학에 인문학이 들어갈 여지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학의 역사에서 의학과 인문학은 늘 연결돼 있었다. 고대의 의사들에게는 환자에게 증상을 설명하는 서사적 능력이 요구됐으며, 중세시대 의학부 학생들은 교양 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했다. 현대에 와서는 생명의료윤리와 의료인문학을 통해 의학이 직면한 사회적·윤리적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의학과 인문학에 대한 사유를 통해 의료의 본질에 다가가는 신간 ‘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가 출간됐다.

이 책에서는 의료인문학의 정의와 의학의 각 분과 학문이 인문학과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알아보며, 질병의 진단부터 치료의 과정에서 의료인문학이 적용되는 과정을 다뤘다.

1부 ‘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의료인문학이 등장한 계기와 개념과 성격을 알아본다. 또 인문·사회과학 학문의 관점에서 바라본 의학을 살펴보며 ‘메타의학으로서의 의료인문학’을 제시한다.

2부 ‘의학 속의 인문학’은 임상의 각 단계를 증상과 징후, 질병, 진단, 치료 너머로 나눠 이를 각각 살펴보며 의료 속에 내재한 인문학적인 속성을 알려준다. 또 현대의학에서 소외된 환자와 의료인의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공감 능력을 기르자는 실천적 목표를 제시한다.

저자인 제주의대 인문의학교실 황임경 교수는 “이 책은 의료인문학이라 불리는 의학과 인문학의 학제적 분야를 살펴봄으로써 의료인문학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할 목적으로 쓰였다”며 “의학의 인문학적 속성을 밝혀 궁극적으로는 인간 중심의 의료를 구현하는데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황 교수는 한림의대를 졸업하고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활동하며 서울의대 인문의학교실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제주의대 인문의학교실에서 의철학, 의료인문학, 서사의학 등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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