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학회, 코로나19 백신-두통 간 인과관계 인정 여부에는 ‘신중’
‘편두통 예방치료 약제 진료지침’ 발간…CGRP 사용 권고 등 포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 전문가들이 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맨 오른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 오경미 홍보이사, 손종희 학술이사, 김병수 총무이사. 두통학회 온라인 간담회 ZOOM 중계화면 캡처.
(맨 오른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 오경미 홍보이사, 손종희 학술이사, 김병수 총무이사. 두통학회 온라인 간담회 ZOOM 중계화면 캡처.

대한두통학회가 지난 19일 개최한 추계학술대회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두통학회 오경미 홍보이사는 “외래 볼 때 백신 맞고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굉장히 많았다”며 “그 환자들이 원래부터 편두통 환자였는지, 백신 맞고 열도 나고 몸도 아프니까 우연찮게 증상이 심해진 것인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언론 보도들이 많아 이를 보고 걱정하다보니 머리가 아파진 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과 두통 간의 관련성에 대한 해외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두통학회 조수진 회장은 “해외 연구에서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보고 있다. 하나는 코로나19로 사회적 노출이 적어지면서 두통 환자가 줄었다는 보고가 있는 반면, 오히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여러 가지 부담으로 인해 두통이 악화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두통 간 인과관계를 학회 차원에서 연구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조 회장은 “백신 접종 이후 두통 환자가 늘었다는 사례에 대해서 의학회와 정부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아 두통학회에서 따로 더 심층적인 연구를 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특히 백신 접종 이후 보고되는 두통 환자 수는 많지만 대부분의 사례가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 모든 사례를 백신 부작용으로 보기 어렵고, 보상이 안 나오면 환자 반발 등 이슈가 될 수 있어서 학회 입장에서는 논란을 키우기 싫고 연구하기도 어려운 주제라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평소 두통을 앓던 환자들이 백신 접종으로 인해 두통이 악화됐을 때 어떻게 (인과관계가) 인정될지, 어떤 치료법이 더 좋을지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백신 부작용 등으로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일반 편두통 환자들과 유사한 예방약들로 효과를 보고 있다. 백신을 맞고 두통이 있더라도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두통으로 인해 많이 힘들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두통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임상현장에서 삽화편두통과 만성편두통 치료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최신 약제 사용 근거를 반영한 ‘편두통 예방치료 약제 진료지침’을 새로 발간했다.

지침에 추가된 주요 내용은 삽화편두통 환자와 한 달에 15일 이상, 최소 3개월 이상 두통을 앓는 만성편두통 환자 예방치료로 주사제인 ‘칼시토닌유전자연관펩티드(Calcitonin Gene Related Peptide, CGRP) 단클론항체’와 ‘보툴리눔독소(Botulinum Toxin)’ 사용에 대한 근거와 지침이 마련 등이다.

또 일반 편두통보다 훨씬 길게 지속되고 고통이 큰 월경편두통 환자의 단기예방치료에 ‘프로바트립탄(Frovatriptan)’ 사용이 새로 권고됐다.

두통학회 김병수 총무이사는 “최근 5년에서 10년 사이에 약제 개발이 활성화돼 주사제 등 치료약물 선택폭이 굉장히 넓어졌다. 거의 매일 편두통을 앓는 만성편두통 환자는 기존 일반적인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아 새로운 약제들이 필요해, 이에 대한 내용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CGRP는 경구약제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환자, 복용하고 있는 약물 치료가 너무 많아서 추가적인 약물을 쓰기 어려운 환자 등에게 초기 치료로 사용해볼 수 있는 약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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