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경막외 신경차단술 1만건 분석 결과 발표
고령자, 면역 억제제 복용, 당뇨병 등에서 발생 빈도 높아
"통증 치료 더 세심한 수술 계획 세우는데 도움될 것"

척추 경막외 신경차단술 후 부작용으로 심부감염이 발생할 확률이 0.01% 수준이라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지연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시행된 척추 경막외 신경차단술 1만건을 조사해 척추 심부감염 부작용 발생 빈도와 위험 요인을 규명했다.

척추 경막외 신경차단술은 척추 연관성 통증 치료에 흔히 시행된다. 비교적 안전한 시술로 평가받지만 경막외 혈종이나 신경 손상, 심부감염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부작용 발생 빈도가 매우 드물어 단일기관 연구만으로 정확한 발생 확률이나 부작용 발생 위험인자를 밝히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샘플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청구된 척추 경막외 신경차단술 빈도를 연도별로 조사해 증가 추이를 확인하고 시술 후 90일 내 척추 심부감염 발생률과 발생 위험인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통증 환자 대상 경막외 신경차단술 시술 빈도는 지난 2006년 기준 1,000명당 약 40.8회에서 2015년 84.4회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환자 대상 경막외 신경차단술 실시 후 발생한 척추심부감염 발생 빈도(자료 제공: 서울대병원).
통증환자 대상 경막외 신경차단술 실시 후 발생한 척추심부감염 발생 빈도(자료 제공: 서울대병원).

이 가운데 수술 후 부작용으로 척추 심부감염이 발생할 확률은 0.01%였다. 65세 이상 고령환자, 면역 억제제 사용자는 물론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거나 단기간 내 시술을 여러 차례 반복한 경우에 척추 심부감염 발생 확률이 높았다.

또 척추 심부감염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 65%는 항생제 정맥주입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해 수술을 받았고 27%는 6개월 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척추 심부감염 발생 빈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위험 요인까지 찾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통증 치료에서 척추 심부감염 발생 확률과 위험인자를 고려해 더 신중하게 시술 계획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마취통증의학과 국제학술지 'Anesthes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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