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 돌파감염 사례 1만24건 분석 결과 공개
백신 맞으면 돌파감염 돼도 코로나 증세나 합병증 위험 낮아
호흡기 장애나 정신적 문제 등 후유증 위험은 큰 차이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돌파감염자가 치료 후 코로나 후유증(long covid)을 겪을 확률이 미접종 감염자와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공동 연구팀은 미국 코로나19 감염 사례 1만24건을 대상으로 진행한 돌파감염 사례 연구 결과를 최근 의학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medRxiv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

코로나 후유증은 치료 후에도 호흡기질환이나 피로, 기억력 저하 같은 증세가 장기간 지속되는 현상이다. 정확한 원인이나 진단법은 물론 구체적인 발생 현황도 파악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후유증을 “코로나19 감염 후 3개월 내에 발현해 감별진단(alternative diagnosis)으로 파악할 수 없는 증상이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정의해 주의를 당부해왔다. WHO는 코로나19 확진자 최소 20~30%가 코로나 후유증을 앓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이 돌파감염 후 후유증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미국 연방전자의료기록(EHR) 네트워크 TriNetX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돌파감염자 1만24명과 미접종 감염자 9,479명을 파악해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각각 6개월간 추적하는 후향적 코호트 연구(retrospective cohort study)를 진행했다.

돌파감염자와 미접종의 데이터를 생존 분석(time-to-event analysis)으로 위험비율(Hazard ratios)을 계산했을 때, 백신 접종을 받은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돼 ICU 치료를 받거나 사망할 위험은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근육통이나 심근염, 뇌출혈, 간질성 폐질환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떨어졌다. 정신질환이나 탈모, 식욕부진 위험도 적었다.

돌파감염자와 미접종 감염자간 자료 출처: medRxiv, Six-month sequelae of post-vaccination SARS-CoV-2 infection: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of 10,024 breakthrough infections.
돌파감염자와 미접종 감염자간 자료 출처: medRxiv, Six-month sequelae of post-vaccination SARS-CoV-2 infection: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of 10,024 breakthrough infections.

그러나 코로나19 치료 후 나타나는 후유증에서는 이런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호흡기 장애나 기분 장애(mood disorder), 불안장애처럼 대표적인 코로나 후유증 증상에서 돌파감염자와 미접종자의 위험비율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사망 위험비율 역시 1.01 수준으로 다른 후유증 증상과 비슷했다.

연구 교신 저자인 옥스퍼드대 Maxime Taquet 교수는 "백신이 비록 돌파감염자의 코로나 후유증을 막지 못한다해도 예방접종의 중요성은 낮아지지 않는다"며 "백신 접종은 처음부터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해 후유증 자체를 막아줄 수 있는 제1의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돌파감염자도 코로나19가 불러올 수 있는 잠재적인 합병증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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