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긴급대응상황실 병상배정반에 공보의 30명 배치돼 24시간 상주
문진부터 병상확인·구급차 배차·행정업무·민원까지 공보의 몫
병상배정 지원 시스템 구축 및 행정인력 증원 등 지원체계 마련 촉구
대공협 “병상배정 지연의 근본적 원인은 체계적 시스템 부재”

공중보건의사의 전문성 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의 병상배정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일선 공보의들이 병상배정 지연의 근본적인 원인은 체계적인 시스템 부재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병상배정 지연 원인으로 단기 파견으로 이뤄지는 공보의들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한 모 의학전문기자의 기사에 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공협은 “병상 배정이 지연되는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원인은 체계적인 시스템 부재”라고 지적했다.

대공협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긴급대응상황실 병상배정반에 공보의 30명이 배치돼 24시간 상주하며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확진자의 병상을 배정하고 있다.

하지만 병상배정을 위한 의사결정 외에도 시스템 부재와 행정지원 인력 부족으로 직접 구급차를 배차하고 병원에 연계하는 행정업무에 환자들의 민원까지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게 대공협의 지적이다.

대공협은 “확진자 1명의 병상 배정을 위해 환자 문진 후 일일이 각 병원마다 전화를 돌려가며 잔여 병상과 여력을 확인하고, 갑자기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끼니를 거르며 자리를 지켰다”며 “야간에는 지원인력이 없어 구급차를 배차하고 병원과 연계하는 행정업무까지 떠맡고 있다”고 말했다.

대공협은 “병상배정반에서 의사 본연의 역할은 의사결정(decision making)이다. 의사는 환자 문진과 의학적 판단을 하면 이후 병상 배정 절차가 원활히 이뤄져야하는 게 '시스템'이고 '체계'”라고 했다.

대공협은 “병상배정이 지연된다면 (의사)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끔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시스템과 행정지원 인력이 없어서이지 공보의가 구급차 배차를 늦게 해서가 아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잔여 병상 현황이 실제와 달라 매번 각 병원에 전화해 새로 파악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 공보의의 판단력이 부족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공협은 즉각적인 병상 배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행정지원 인력을 증원해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공협은 “장기파견 인력이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발상은 현장의 문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피상적인 접근”이라며 “한 명의 의사를 조금 더 오래 쥐어짜보자는 근시안적 해결방안에 진심을 담아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대공협은 “병상배정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에 기꺼이 함께 하겠다”며 “중수본은 대공협과 공보의 지원 체계에 대해 함께 논의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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