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인원 수 이상 사전배송‧짧은 냉장유효기간 등이 폐기 원인
접종기관 요일제‧여유 분량 보건소 배송‧지속 모니터링 등 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75%를 넘기면서 접종 위탁의료기관에서 폐기되는 백신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예약 노쇼 등에 따른 코로나19 백신 폐기량이 늘어나고 있는 현장과 달리 방역당국은 접종 편의성 제공 등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접종 위탁의료기관 요일제를 통한 예약 집중, 예약 분량 외 여유 분량 보건소 배송, 백신 사용과 공급 내역 지속 모니터링 등을 통해 폐기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접종위탁의료기관 관계자가 SNS에 올린 폐기백신 사진.
한 접종위탁의료기관 관계자가 SNS에 올린 폐기백신 사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백신 폐기량은 모더나 백신 78만회분을 비롯해 약107만 도스로, 전체 접종량 대비 1.35% 수준이다.

방대본은 “10월 전국민 기본접종 일정이 종료되면서 신규 예약규모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다회용 백신이다보니 일별 예약인원 수 이상의 사전 배송이 필요하고 해동 후 냉장 유효기간이 30일 정도로 비교적 짧아 장기간 보관이 어렵다보니 폐기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또한 "모든 접종기관에서 미접종자의 미예약 당일 접종 등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배송하다보니 이미 배송됐던 의료기관 보관 백신 중 폐기되는 백신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같은 mRNA 백신임에도 화이자 백신에 비해 모더나 백신 폐기량이 더 많은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근 모더나 사의 코로나19 백신 78만회분이 폐기처분 된 바 있다.

우선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접종기관과 배송에 차이가 있다.

화이자의 경우 예방접종센터와 위탁의료기관에서 모두 접종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센터에는 유통기간이 6개월인 냉동상태로, 위탁의료기관에는 유통기간이 30일인 냉장상태로 배송된다.

따라서 위탁의료기관에서는 30일 내 접종을 맞춰야 하고 예방접종센터에서는 6개월의 냉동기간을 거쳐 필요한 부분 만큼 해동해 사용해왔다.

반면 모더나 백신의 경우 예방접종센터에서는 접종하지 않고 위탁의료기관에서만 접종하기 때문에 냉장상태로 배송하게 되고 9월 이후에 18~49세 접종이 끝난 후 소아청소년은 화이자 백신만 접종하게 됨에 따라 모더나 백신의 잔여백신 활용도가 떨어져 폐기가 많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방대본은 이런 상황에서 일정 부분 백신 폐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대본은 “신속한 접종률 제고와 국민의 접종 편의성 제공을 위해 일정 부분의 백신 폐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접종기관에 선입 선출 원칙에 따른 백신 사용을 지속 안내하고 유효기간 임박 백신은 잔여 백신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토록 하는 등의 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향후 위탁의료기관 요일제를 진행해 분산된 예약을 집중시켜 효율적인 접종이 되도록 하고 접종기관에 2주에 1회 배송하되 예약된 분량 외 여유 분량은 개별 접종기관이 아닌 보건소로 배송해 여유분 배송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폐기를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방대본은 “미접종자 접종독력, 추가접종 확대가 남아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 의료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백신 사용과 공급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백신 폐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최근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료를 분석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부터 11월 4일까지 총 93만8,630회분 백신이 폐기됐으며, 이중 97.4%가 유통기한 경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내 우선 접종 후 남은 백신에 대한 활용 계획을 빠르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감염병시대 글로벌 연대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백신 외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북한을 포함한 해외국가에 대한 백신 공여를 통해 한반도 감염병 연대를 수립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정부는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에 한발 더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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