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파킨슨병 연구팀, 최신지견 총망라 리뷰 논문 발표

국내 연구진이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파킨슨병·파킨슨증후군 진단법 관련 최신지견을 총망라한 논문을 내놨다. 파킨슨병 진단 분야에서 MRI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파킨슨병 조기 진단과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 교수와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를 주축으로 한 파킨슨병 연구팀은 파킨슨 평가에 적용되는 흑질(substantia nigra) 영상 등 다양한 영상 바이오마커 연구 결과를 집대성했다고 20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전형적인 파킨슨병은 발현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파킨슨 증후군이나 이차성 파킨슨증처럼 증상이 유사한 다른 병과 구별하기 위해선 MRI처럼 영상의학적 검사가 필요하다.

MRI를 통한 파킨슨병 진단은 중뇌 흑질 구조 변화를 시각화하는 게 관건이다. MRI 기술 발달로 3T나 7T를 이용해 흑질 구조를 보다 상세하게 촬영·관찰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고해상도 MRI를 통해 파킨슨병의 병소인 나이그로좀(Nigrosome) 영역을 가시화하고 손상 부위를 파악하면 파킨슨병 정밀 진단이 가능하다.

정상 모양의 흑질(왼쪽)과 파킨슨병 환자의 흑질(오른쪽) MRI 영상. 왼쪽 정상인의 MRI 영상에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밝은 부분이 존재하는 것과 달리 파킨슨병 환자는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로 해당 부분이 새까맣게 나타난다(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정상 모양의 흑질(왼쪽)과 파킨슨병 환자의 흑질(오른쪽) MRI 영상. 왼쪽 정상인의 MRI 영상에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밝은 부분이 존재하는 것과 달리 파킨슨병 환자는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로 해당 부분이 새까맣게 나타난다(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뉴로멜라닌 분포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뉴로멜라닌은 흑질에서 도파민이 분비될 때 함께 생성되는 신경보호물질이다. 파킨슨병으로 신경세포가 소실되면 이 신경세포 안에 쌓여있던 뉴로멜라닌도 함께 사라진다. 따라서 MRI로 뉴로멜라닌 상태를 관찰해 도파민 분비량을 파악하면 파킨슨병 조기 진단은 물론 치료 과정에도 도움이 된다.

이 뉴로멜라닌이 뇌 속 철(Fe) 성분을 축적하는 걸 이용해 MRI로 철 성분 함유량을 파악해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법도 제시된다. 철 성분이 뉴로멜라닌이 수용 가능한 선을 넘어서면 흑질 내 침착이 발생하고 뇌 세포 괴사 현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흑질 내 철 성분 검출이 많아지면 파킨슨병 발병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아진다.

이외에도 구조적 MRI로 대뇌피질 특성 및 부피 감소처럼 뇌의 구조적 변화를 밝히거나, 확산텐서영상(DTI) 기법으로 뇌 영역 간 구조적 차이를 관찰해 초기 파킨슨병 지표를 확인는 방법도 있다.

배 교수는 "MRI 검사는 파킨슨병 기저의 신경해부학적·기능적·병태생리학적 변화를 감지하는 바이오마커로서 활용성이 높다"며 "다양한 영상의학적 기법을 통해 노의 구조적 변화와 뇌 속 신경물질의 분포 및 정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면 파킨슨병 예방이나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MRI 영상이 파킨슨병 진단 및 치료, 장기적 추적관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데 의미가 있다"며 "영상의학 발전으로 파킨슨병 조기 진단이 가능해진 만큼 단순 노화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병원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리뷰 논문은 영상의학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학술지 'Radiology'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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