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정기훈 교수팀,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 개발

정확도가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법인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qPCR)의 검사 시간을 10분의 1로 단축한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이 나노 플라즈모닉 구조(Nanostructures for Plasmonic)를 이용해 빠른 열 순환과 실시간 정량 분석이 가능한 초고속 PCR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초고속 실시간 나노플라즈모닉 PCR 모식도(제공: KAIST)
초고속 실시간 나노플라즈모닉 PCR 모식도(제공: KAIST)

나노 플라즈모닉 구조는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의 금속나노구조로 바이오 물질 검출이나 분자진단에 많이 응용된다.

표준화된 코로나19 진단법은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으로 바이러스 내부 유전물질인 RNA를 상보적 DNA로 역전사한 후 타깃 DNA를 증폭해 형광 프로브로 검출한다. 그러나 기존 방식은 검출 시간이 길고 고가의 대형장비를 갖춘 장소로 검체를 옮겨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은 백색 발광다이오드(LED)의 높은 광 흡수율을 갖는 나노 플라즈모닉 기판에 진공 설계된 미세 유체칩을 결합해 소량의 검체를 신속하게 증폭하고 정량적으로 분석해 바이러스를 단시간 내에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

나노 플라즈모닉 기판은 유리 나노 기둥 위 금 나노섬 구조로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높은 광 흡수율을 갖는다. 이에 백색 LED의 빛을 열에너지로 치환해 빠르게 열을 발생시키고 내보낼 수 있다. 여기에 진공 설계된 미세 유체칩을 결합했다.

샘플 한 방울을 칩에 넣으면 진공이 액체를 마이크로 챔버로 잡아당겨 자동으로 3분 이내에 주입되고, PCR 과정 동안에 발생하는 미세 기포는 공기 투과성 벽을 통해 제거돼 PCR 효율을 높인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SARS-CoV-2 플라스미드 DNA를 사용한 표준곡선 그래프(위쪽)와 기존 실시간 PCR 시스템과 실시간 나노플라즈모닉 PCR 기술 비교 그래프.(제공: KAIST)
SARS-CoV-2 플라스미드 DNA를 사용한 표준곡선 그래프(위쪽)와 기존 실시간 PCR 시스템과 실시간 나노플라즈모닉 PCR 기술 비교 그래프.(제공: KAIST)

연구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플라스미드 DNA를 사용해 검증한 결과, 40싸이클(95~60℃)을 5분 이내에 수행해 타깃 바이러스를 91%의 증폭 효율과 함께 정량적으로 검출했다. 기존 PCR 시스템은 1시간 정도 걸린다.

정 교수는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초고속 분자진단법을 개발했다”며 “실시간 나노 플라즈모닉 PCR 기술은 현장에서 분자진단을 위한 차세대 유전자 증폭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강병훈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Ultrafast and Real-time Nanoplasmonic On-Chip Polymerase Chain Reaction for Rapid and Quantitative Molecular Diagnostics’이란 논문으로 국제학술지 ‘ACS Nano’ 5월 19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KAIST 코로나19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단과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지원사업, 바이오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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