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요양원 280개소 2만2000여명 분석 결과
국내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 입증 사례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사람이 늘면서 국내외에서 그 효과를 입증하는 사례들이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미접종자의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보고됐다.

미국 브라운대(Brown University) 연구진은 장기요양서비스 제공업체인 Genesis HealthCare의 전자건강기록 자료를 이용해 21개 주 280개 요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간 코로나19 감염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를 19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요양원 입소자 중 mRNA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인원은 1만8,242명이며 이들 중 80.4%인 1만4,669명은 화이자 백신을, 19.6%인 3,573명은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 또한 1차 접종자의 71.6%인 1만3,048명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는 3,990명이다.

분석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19 감염률이 백신 접종자뿐 아니라 미접종자에서도 줄었다.

1차 접종 후 2주 이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822건으로 전체 접종자의 4.5%였으며 4주 내에는 1.4%인 250건으로 떨어졌다. 2차 접종까지 끝낸 경우 감염률은 더 떨어졌다. 2차 접종 후 2주 이내 감염된 사례는 130건으로 1.4%였으며 2주 뒤에는 38건으로 0.3%에 불과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고 시간이 지날수록 미접종자 사이 감염률도 떨어졌다. 1차 접종 후 2주 이내 미접종자 사이에서 발생한 감염사례는 173건으로 4.3%였으며 42일 이상 경과한 뒤에는 0.3%(12건)로 떨어졌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은 감염에 취약한 요양원 입소자들의 코로나19 감염 발생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고 마스크 착용과 방역 조치도 준수하면서 소수의 미접종자도 보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출처: NEJM 'Incident SARS-CoV-2 Infection among mRNA-Vaccinated and Unvaccinated Nursing Home Residents'
출처: NEJM 'Incident SARS-CoV-2 Infection among mRNA-Vaccinated and Unvaccinated Nursing Home Residents'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소재 한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2명이 발생했지만 백신 접종자는 한 명도 감염되지 않았다. 이 요양병원 입소자와 종사자는 총 347명이며 58.5%인 203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집단감염은 백신을 맞지 않은 144명 사이에서 발생했다.

전남 순천시에서 일가족 7명 중 백신을 맞은 70대 남성을 뺀 나머지 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충북 괴산군 소재 한 교회에서도 예배 참석자 23명 중 백신 접종자 1명을 제외한 22명이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22명은 모두 미접종자였다.

정부는 1차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비교한 결과, 미접종자 10만명당 90.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면 1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된 경우 10만명당 8.1명으로 감소했다.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연구결과에 기초하면 1회 접종만으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90.8%, 화이자는 100% 감염 위험이 감소했다”며 “백신 접종 후 감염됐다고 해도 중증화와 중증화율, 치명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고령층 예방접종이 끝나고 7월 이후에는 고령층 사망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코로나19는 위험도가 낮은 감염병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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