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연 교수팀, 여러 약제 동시 탑재 가능한 최소형 삽입물 효과 입증
황반변성 반복주사에 따른 부작용 감소 및 지속적 약물 방출 효과 기대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황반변성 주사치료 효과를 최소 4배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최소형 안구 임플란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해 관심을 모은다.

은평성모병원 안과 원재연 교수.
은평성모병원 안과 원재연 교수.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최근 안과 원재연 교수팀이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원기둥 형태(multi-shell rods)의 최소형 안구 임플란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임플란트에 2종류 이상의 약제를 탑재해 안구에 삽입하면 황반변성 주사치료의 지속기간을 최소 4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안질환으로 알려진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의 치료는 현재 안구에 직접 약물을 주사하는 일명 항체주사 방식으로 치료하고 있는데, 치료에 사용하는 약제의 반감기가 2주 정도로 짧아 이들 질환의 치료를 위해서는 평균 1~2개월마다 반복적으로 주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반복적인 안구 내 주사로 인해 안내염이나 유리체 출혈, 안압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원재연 교수팀은 이런 반복 주사에 따른 번거로움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약제를 안구 내에서 긴 시간 분비하고 다양한 약제를 동시에 투여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안구 임플란트 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원 교수팀이 개발한 이 최소형 임플란트는 황반변성 치료를 위해 현재 임상에서 사용하는 주사바늘의 크기와 동일한 직경 0.4mm의 가느다란 관으로, 내층과 외층으로 이뤄진 다층형 원기둥에 여러 가지 약제를 동시에 담을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원 교수팀은 기존의 주사치료의 경우, 2주 후 안구 내에서 약제가 발견되지 않지만 새롭게 개발한 임플란트에 탑재해 주입했을 때는 2개월 후에도 치료 효과가 지속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번에 여러 가지의 약제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황반변성 주사와 동일하게 눈에 삽입해 바깥쪽에 탑재한 약재를 먼저 방출한 후 안쪽 약물을 방출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만큼 임플란트의 길이를 조절해 탑재하는 약물의 양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이 임플란트는 약물을 모두 방출한 뒤에는 눈 안에서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별도로 삽입물을 제거하는 시술이 필요 없다.

은평성모병원 안과 원재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황반변성 등의 치료에서 행해지는 안구 주사의 반복적인 투여를 줄이고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현재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며 항암제를 포함한 여러 약제들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고 분비 조절도 가능하기 때문에 안과 외에도 다양한 임상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안과 박영훈 교수팀,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생체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악타 바이오머터리얼리아(Acta Biomaterialia)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국내 특허 등록(제10-2183669)과 해외 특허 출원(PCT/KR2020/002545)을 마쳤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