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 브리핑서 입장 밝혀…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역학‧정책’ 등 연구하는 조직 따로 가져야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을 2차관이 신설되는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질병관리본부는 향후 진행되는 정부조직법 개편에서는 복지부 이관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로 이관하는 대신 질병관리청에는 감염병 역학과 정책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4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시키는 이유는 감염병에 대한 위기대응, 공중보건 위기대응에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업무를 더 잘하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소속기관이 아니라 독립 청이 되면 인사권이나 조직, 예산이 분리돼 좀 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 논의를 통해 최종 확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행정안전부가 어느 정도 의견 수렴을 해 초안을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국립보건연구원 복지부 이관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 직속으로 이관하는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며 “우리가 판단했던 것은 국립보건연구원은 보건의료연구개발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국립보건연구원 담당 부분이 감염병 연구를 포함하고 있지만 유전체 연구, 재생의료 등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연구도 담당하고 있다”며 “그런 연구기능이 현재 복지부가 갖고 있는 여러 연구 사업들과 통합되면서 포괄적으로 진행, 발전하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의 이같은 의견은 4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복지부가 발표한 내용과 일치한다.

다만 정 본부장은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로 이관시키더라도 질병관리청 소속 연구조직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가 청이 되더라도 연구기능이 필요하다”며 “청에 필요한 연구기능은 질병관리를 잘 할 수 있는 역학연구, 모델링, 예측, 역학조사조사 방법론 개발 등”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퇴치, 예방을 위한 정책 개발 시 평가와 의사결정 등의 근거 마련을 위해서도 연구는 필요하며, 이를 위해 연구조직과 인력 확대는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이런 부분들은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이 하고 있는 기초, 기전, 백신, 치료제 개발연구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공중보건연구 조직과 인력 확대에 대해서는 행안부와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보건의료 연구개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국립보건연구원은 청 소속 기관보다는 복지부 직접 소속 기관으로 해 (국립보건연구원과 질병관리청 연구조직을) 공동 발전시키고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연구조직 관련 개편 외 보건소를 질병관리청 직할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정 본부장은 “현재 감염병예방법 등 모든 법에서 감염병에 대한 예방관리 1차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에 있다”며 “그래서 지자체에서도 해당 지역 감염병에 대한 감시, 조사, 대응업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모든 감염병을 중앙이 한번에 다 해결하기는 어렵다. 지자체와 중앙의 감염병 대응 역량이 둘 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양적으로 부족하고 질적으로도 부족하다. 그래서 중앙에 대한 조직도 강화하지만 지자체 감염병 대응역량을 확충하는 것도 같이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청이 지역조직을 만드는 이유는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시도 간 조율, 공공조사 등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감염병 외 만성질환에 대해서도 여러 조사, 연구업무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수행하기 위해 지역조직을 확충하는 것을 현재 행안부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지역조직 유형이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정리가 되면 별도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