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 박종훈 교수

한겨레 신문에 기고한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의 김윤 교수의 ‘민간병원 덕분이라는 거짓’이라는 글을 보고 아침부터 분노를 금할 수 없어 이렇게 펜을 들었다.

김윤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그저 그런 내용을 적시하면서 은근히 우리가 그 어떤 나라보다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 하면서 이 와중에 사실 관계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전제 하에 몇 가지를 거론했는데 중요한 사항은 이렇다.

우선 김 교수는 사회주의 의료제도를 선택한 유럽이 코로나19 사태에 속수무책에 사망률이 높았던 것은 사회주의 의료제도의 문제라고 하기 보다는 감염자의 상당수가 노인층인 유럽의 특성상 사망률이 우리보다 높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황당하다. 놀라운 것은 주장 그 자체보다 도대체 어디서 나온 근거인지를 적시하지 않고 이런 주장을 하는데 있다. 그의 전공 분야가 늘 정확한 통계를 근거로 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감염자 가운데 우리보다 고령자가 많은 것은 인정하나 그것이 이 모든 현상을 설명한다는 근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런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두 번째 주장에서는 아예 할말을 잃는다. 코로나19 환자 4명 중 3명은 공공병원에서 치료했고 나머지 1명이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했다고 하면서 은근히 민간병원은 이 와중에도 영리 추구에만 몰두하는 병원임을 다시 한번 주지하는 뉘앙스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결국 공공병원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 같은데, 사실일까?

사실일 것이다. 왜?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방역 시스템에서는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 공공병원으로 확진자를 전원하도록 돼 있다. 다시 말해서 그렇게 되야 만 하는 것이 법이다. 그는 법대로 해서 발생한 상황을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 치료의 효율을 위해 그렇게 한 것이지, 민간병원이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전문가라는 사람이, 그것도 이런 제도가 만들어지는데 간여했을 법한 사람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 이외의 일반 환자는 민간병원에서 안심하고 진료하라는 의도에서 아주 자연스레 만들어진 제도를 그런 식으로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급조된 생활치료센터를 어떠한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맡겠다고 했던 민간병원 의료진의 노고는 무엇인가? 민간병원 근무자가 대구 경북 지역에 가서 자발적인 봉사를 하겠다고 했을 때 그것을 독려했던 민간 병원들, 있던 병상도 폐쇄하면서까지 확진자 전원을, 그것도 중증 환자를 어떻게든 받아서 진료하겠다고 나섰던 수많은 민간병원은 무엇인가?

그러면서 그는 말하기를 공공병원의 확충이 필요하단다. 민간병원의 유사 시 공공의료로의 전환 가능성과 공공병원의 확충을 주장한 것으로 매듭짓고 있다. 한마디로 한심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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