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증 환자 대상 연구자 주도 오픈라벨 무작위 연구…이달 20일 식약처 승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HIV 치료제 '칼레트라(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 '옥시크로린(성분명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직접 비교하는 임상연구가 시작된다.

최근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인 의약품안전나라에 등록된 임상시험정보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일 서울아산병원이 신청한 위와 같은 연구자 주도 임상 계획을 승인했다.

연구는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그리고 비투약군인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 후 오픈라벨 형태로 진행된다. 다만, 대상 환자수나 시험 용량·용법 등 구체적인 임상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신종감염병 중암임상위원회가 코로나19 치료에 공식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1차 약제들이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실제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크게 사용되고 있지 않아, 대부분은 '칼레트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칼레트라'가 중증 환자에서 별다른 치료혜택이 없었다는 중국연구진들의 논문이 NEJM에 실리며, 세간의 관심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칼레트라'의 연구 결과와는 반대로, 코로나19 확진 환자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뚜렷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입증한 프랑스 연구진의 논문이 거의 동시에 발표됐기 때문이다.

국제화학요법학회(ISC) 공식 학술지인 IJAA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복용 3일차부터 미복용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여기에 더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과의 병용은 그 효과를 더욱 강화시켜, 해당 병용군에서는 투여 5일째부터 환자 전원에서 비인두 채취 PCR 검사상 100% 음성률을 달성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이미 특허만료된 의약품으로, 값싼 약가와 수급의 용이성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주목받아 왔다. 특히 해외 의료진들은 이미 수십년간 사용돼 안전성 프로파일이 탄탄하게 입증된 점을 큰 강점으로 꼽고 있다.

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최근 코로나19 환자에서 시험관내(in vitro) 임상 결과를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입증한 바 있으며, 중국에서는 환자 대상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실제 코로나19 환자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최초로 시작되는 것이다.

다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투여기간과 용량을 신종감염병 중암임상위원회가 권고한 1일 400mg으로 진행할지, 아니면 해외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바 있는 1일 600mg으로 진행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번 연구자 주도 임상에서 사용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에리슨제약이 생산하고 있는 '옥시크로린'이다. 국내에서는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26개 품목 중 5개 국내제약사가 생산한 총 15개 품목이 보험급여를 적용받아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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