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예약부도율 2배 이상 증가…확진 환자 입원한 병원 ‘직격탄’
한산해진 응급실에 “이제야 제 기능하고 있다”는 말도 나와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면서 외래 진료 대기실도 한산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여파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었다.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불필요한 방문은 자제해야 하지만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까지 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관련 기사: ‘신종 코로나 공포’로 치료 시기 놓치는 환자들).

특히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은 외래 환자가 40% 이상 감소할 정도로 직격탄을 입었다. 확진환자가 입원하지 않은 병원들도 예약부도율이 평소보다 2배 이상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환자 입원한 병원들, 외래 환자 급감

분당서울대병원은 신종 코로나 환자가 입원한 이후 예약부도율이 20%까지 올라갔다. 평소에도 진료예약을 하고 내원하지 않는 ‘노쇼(No-Show) 환자’가 9~10% 정도 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환자 입원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이 비율이 18~20%까지 2배 높아졌다.

민간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환자가 입원한 명지병원은 기존보다 외래 환자가 40% 이상 줄었다. 명지병원은 진료 예약 후 내원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확진환자는 완벽히 차단돼 공기조차 교류되지 않는 음압격리병동에서 치료 중이다. 의료진도 완전히 구분돼 있으므로 그 어느 병원보다 안전하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환자를 받기로 결정한 후 환자 감소는 예상했던 부분이지만 타격이 크다”며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사실을 환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환자 없는 병원도 예약부도율 증가

신종 코로나 환자가 입원하지 않은 병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경기도 소재 A대학병원은 예약부도율이 20%까지 올라갔다. 1월 기준 외래 환자 수도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신환이 많이 줄었다. 재진 환자의 경우 해외여행을 갔다 온 환자는 진료 예약을 연기하라고 연락한 영향이 있겠지만 기존보다 예약부도율이 올랐다”며 “현재 예약부도율이 20%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B대학병원도 외래 환자가 10% 정도 줄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현재는 10% 정도 줄었지만 민간 의료기관에서 본격적으로 신종 코로나 검사가 진행되고 확진 받는 환자가 늘면 내원하는 환자도 더 감소할 수 있다”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소재 C대학병원도 환자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를 내지는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내원 환자가 많이 줄었다”며 “진료를 꼭 받아야 하는 환자가 아니면 가급적 병원을 찾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산해진 응급실에 "이제야 제 기능한다"

북적이던 응급실도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한산해지면서 ‘응급실이 제 기능을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환자들이 너무 많아 도떼기시장처럼 혼잡하던 응급실이 신종 코로나 효과로 한산해졌다. 정말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응급 환자들만 오고 있다”며 “그동안 응급실을 오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이 왔다는 의미다. 이제야 응급실이 제 기능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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