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담당자 “재사용하자고 할 땐 언제고…”

[청년의사 신문 남두현] 다나의원 사태 이후 환자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에선 재사용 제품과 일회용 제품이 공존하는 치료재료 품목들도 모두 일회용을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로 인해 정책 추진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정부 담당자의 호소도 나왔다.


기존에는 일회용이 많이 쓰이는 품목 중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군을 정하자는 요구 등으로 관련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지만, 다나의원의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사태 이후 여론이 ‘일회용을 사용하자’로 갑자기 돌아섰다는 주장이다.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다나의원의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이후 재사용 치료재료 품목들도 모두 환자안전 쪽으로만 이슈가 쏠리고 있다”면서 “현재 언론들도 거의 대부분의 치료재료를 일회용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나의원 이전에는 환경이나 자원절약 등에 포커스를 맞춰 일회용 제품의 남용을 막고 재사용할 수 있는 품목 군을 정하자는 일부의 요구도 있었다”며 “이제는 소독을 철저히 하자를 넘어서 일부는 일회용만 쓰자고도 한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도 진료비 상승 억제 등을 이유로 일부의 일회용 품목에 한해 재사용을 인정하며 치료재료대를 1/N로 산정한바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재사용 기준을 마련하라는 국회의 요구에 지난 2010년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공고하기도 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정액수가 품목 등 치료재료의 적정수가 보상방안 등에 있어서도 재정상의 이유로 어려움을 표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체계를 개편하자면 건강보험료를 늘려야 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며 “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료를 내는 층은 줄어들 텐데 그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선 환자의 2차 감염뿐 아니라 비용절감을 고려해서도 일회용품 사용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덴마크 이정선 코펜하겐무역관은 최근 KOTRA globalwindow의 ‘덴마크 병원서 일회용 의료용품 바람이 분다’를 통해 “(덴마크) 병원에선 안전성 제고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에선 혈압기에서 팔을 감싸는 띠의 경우도 환자들의 땀과 출혈로 쉽게 오염될 수 있지만 세척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일회용품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또한 수술 시 봉합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킨 스테이플러(skin staple)를 다시 제거할 때 이용하는 기구인 리무버도 위생상 등의 이유로 일회용품 수요가 늘고 있다.

무역관은 “기구를 세척하는 데 드는 인건비보다 일회용품 사용이 경비절감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단순 의료용 소모품은 중국산이나 인근 유럽국가(독일, 네덜란드 등) 제품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고급형 일회용 제품 시장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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