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 1회당 4만원 손해…소독수가·수면내시경 급여화 논의에 개원가 곡소리위장내시경학회 김용범 회장 “2천원으로 소독하라는 게 말이 되나”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0원’이던 내시경 소독 수가를 책정하고 수면내시경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오히려 의료계에서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위장내시경학회 김용범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7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내시경 소독 수가와 수면내시경 급여화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김 회장은 “2차 상대가치점수개편에 들어 있는 내시경 수가가 건당 2,000원 정도다. 소독액은 한달에 내시경을 100명 하든 2명하든 20만원 정도 들어간다”라며 “이 정도 수준의 소독 수가는 소독을 물로 씻어서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소독값을 한푼도 주지 않고 있다가 2,000원을 주는 것이니 고마운 것 아니냐고 하는데 건당 2,000원으로 어떻게 소독을 하라는 말이냐”며 “지금까지는 수면내시경으로 어느 정도 보전을 했지만 이제는 수면내시경마저 급여화가 논의가 되고 있다. 그것도 원가의 70% 수준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명희 이사장(대한개원내과의사회장)은 “다나의원 사태로 소독의 중요성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 소독액은 한번 뜯으면 한번 쓰든 100번 쓰든 보름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며 “소독료를 현실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그나마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수면내시경 때문”이라고 했다.

차기 위장내시경학회장에 선출된 박창영 총무이사는 위내시경 수가 자체가 원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가 현실화를 촉구했다.

박 총무이사는 “현재 위내시경 수가는 원가인 8만745원의 절반 정도인 4만3,490원이다. 개원의들이 위내시경을 하면 할수록 1회당 4만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라며 “언제까지 위내시경을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총무이사는 “최소한 원가에 상응하는 수가가 주어지지 않는 한 향후 위내시경을 하는 의사들의 어깨는 늘어질 수밖에 없다”며 “내시경을 보는 눈은 날카로움이 덜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세계 최고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소화기내과의 진료 및 치료 수준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질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보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했다.

박 총무이사는 수면내시경 급여화 논의에 대해서도 “수면내시경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건 아니다. 원하는 환자만 한다”며 “이런 것을 나라에서 보장성 강화라는 미명 하에 (급여화)하려고 한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아닌데 굳이 빨리 하려고 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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