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릭스, 아브락산 등 새로운 기술 적용으로 부작용·효과 개선…난치암의 대안으로 두각

[청년의사 신문 이정수] 암 치료에서 '구세대'로 지칭되는 세포독성항암제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에 비해 부작용 발현율을 낮추거나 항암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킴으로써 치료제가 많지 않은 난치암 영역에서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얀센의 진행성 난소암 치료제 ‘케릭스’(Caelyx, 성분명 리포좀화한 독소루비신염산염)의 경우, 주성분인 ‘독소루비신’(doxorubicin)이 Pegylated liposome(페길화된 리포좀)에 둘러 쌓여있어 긴 반감기를 가지고 있으며 캡슐화된 상태로 종양세포에 전달되는 제품이다.

이러한 캡슐화된 구조적 특성은 기존 독소루비신 대비 탈모, 심장독성 등 부작용의 발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이 입증됐는데,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난소암 치료에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난소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여러 차수에 걸쳐 항암치료가 시행되기 때문에 많은 종류의 항암제를 쓰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산부인과 김재원 교수는 케릭스 출시 당시 “1사이클 항암치료로도 말초신경병증과 탈모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재발 이후 2차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환자들이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를 물어올 정도”라며 “케릭스는 오랫동안 못써왔던 치료제로, 무병생존기간이 좋고 독성이 낮아 2차 치료제로 선택하기 충분한 약제”라고 평가했다.

현재 케릭스는 진행성 난소암 2차 이상 단독요법과 선행 화학요법제에 부분 관해이상을 보이고 6개월 이후 재발한 2차 이상에서의 카보플라틴과의 병용요법으로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세엘진의 ‘아브락산’(성분명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도 새로운 개념의 세포독성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파클리탁셀은 유독성분인 가용화제가 첨가돼 가용화제로 인한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수 시간에 걸쳐 스테로이드 등 전 처치가 필요하고 3시간 이상의 투여시간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아브락산은 세엘진만의 기술 플랫폼인 ‘냅(nab) 기술’이 적용돼 인체 단백질인 알부민이 결합돼있는 파클리탁셀 성분의 세포독성항암제로서 이러한 전 처치 과정이 생략될 수 있고 투여시간도 30분 이내로 짧다.

또 알부민을 영양분으로 인식하고 잡아먹는 암세포에 들어가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파클리탁셀에 비해 정상세포에는 영향이 적어 부작용 발현율이 낮고, 암세포에는 집중적으로 작용해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아브락산은 기존 파클리탁셀 성분의 항암제와 달리 전이성 췌장암에서도 효과를 보이는 것이 입증됐는데, 치료 대안이 부족했던 췌장암 치료에서 새로운 표준 치료옵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아브락산과 젬시타빈 병용요법은 그간 췌장암 치료에 사용돼온 젬시타빈 단독요법을 비롯해 젬시타빈+얼로티닙 병용요법, FOLFIRINOX 등과 비교했을 때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입증됐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준오 교수는 최근 한 기자간담회에서 “생존기간 연장을 입증한 아브락산은 췌장암 치료의 새로운 도약”이라며 “향후 췌장암에 특화된 치료제들이 2~3년 내에 나오면서 지속적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될 전망인데, 이 시점에서 젬시타빈과 아브락산 병용요법은 췌장암의 표준요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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